성능 좋아도 OS 업데이트·수리 지원 필수…사용 경험이 다음 제품 선택에 지속적 영향

문지욱 팬택 사장이 6월 22일 SKY IM-100 공개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팬택

 

직장인 강모씨(32, 서대문구)LG전자 G3 사용자다. 그는 한동안 내비게이션 앱을 쓰는 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앱 반응 속도가 느린 데다 위치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전 서비스 센터에서 단말기 OS(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 받으면서 불편이 해결됐다.

 

강 씨는 알고 보니 앱이나 GPS가 아니라 OS문제였다면서 제조사에서 새 OS를 제공해줄 때마다 주변 친구들처럼 업데이트해봐야겠다고 말했다.

 

OS업데이트와 단말기 AS 서비스는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단말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이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사후지원 보고 다음 구입 결정, 판매점도 평판 나쁜 제품 꺼려

 

한 단말기 유통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자체가 생활필수품이고 가격이 비싸 사용 경험이 다음 제품을 고르는데 필수적이라면서 단통법 이후 고객들이 제품을 오래 쓸 생각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사후 지원이 잘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용 경험은 제품 판매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대학생 김 모 씨(27, 영등포구)전에 넥서스(Nexus) 폰을 써본 적이 있는데 매우 만족했다지금은 다른 제품을 쓰고 있지만 다음엔 다시 넥서스 폰을 사볼까 한다고 말했다.

 

넥서스폰은 구글 안드로이드 OS의 레퍼런스(Reference) 폰이다. 개발 업체가 직접 OS를 제공하기 때문에 레퍼런스 폰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김 씨는 “OS 업데이트도 만족스러웠고 기계가 고장 나도 단말기 제조사 AS센터를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내 주요지역 이동통신 판매점 직원들도 자꾸 버벅거리거나 AS가 안 되는 모델을 만들었던 제조사 제품은 판매원들이 손님들에게 추천 안 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판매점주들은 제품이나 사후 지원에 문제가 있었던 제품은 아예 들여놓지 않고 있었다. 종로 소재 한 판매점 점주는 손님들이 제조사가 아니라 판매점에 와서 항의하기 때문에 곤란한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팬택 약점 보완 나서, “고객 만족에 집중할 것

 

그런 면에서는 팬택이 불리한 편이다. 베가 아이언 모델 사용자 박 모 씨(28, 서대문구)팬택이 회생했다고 하니 OS업데이트 좀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제품은 튼튼하고 좋은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소프트웨어 지원이 끊겨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베가 아이언 시리즈는 팬택이 법정관리 전 출시했던 프리미엄 모델로 하드웨어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팬택도 이런 점을 의식하고 있다. 법정관리를 졸업한 팬택은 6SKY IM-100을 출시했다. 이 자리에서 문지욱 사장은 시대를 앞서가려는 마음보다 고객 한분 한분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고객의 앞이 아닌 옆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AS 서비스에 대해 우선 65AS센터를 중심으로 사업망 확장과 함께 확대할 것이라면서 택배와 대여를 결합한 모바일 AS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팬택은 26IM-100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찾아가는 AS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SKY 출시 소식에 기존 팬택 고객들도 사후 지원을 바라고 있다. 뽐뿌 휴대폰 포럼 등 주요 IT 커뮤니티에는 OS업그레이드를 바란다는 게시물이 적지 않다.

 

팬택은 기존 단말 OS에 대한 업그레이드도 검토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개발 인력이 많이 투입돼야 하는 일이라 당장은 어렵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도물량 3만대를 넘었지만 이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초기 사용자 만족도가 높아야 판매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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