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5일만에 500만 넘는 '돌풍'…극장업계 “중년이상 관객이 와야”

NEW가 배급한 영화 부산행이 누적관객 580만명을 넘어섰다. / 사진=뉴스1

 

영화투자배급사 NEW가 사활을 건 성수기 대작 ‘부산행’이 개봉 닷새만에 5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000만 관객 동원이 가능하다는 보도도 잇따라 나온다. 다만 업계는 아직 신중모드다. 좀비물이 익숙하지 않은 중년이상 관객들이 극장을 더 많이 찾아야 1000만 관객을 바라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산행’은 지난 25일까지 누적관객 581만명을 불러 모았다. 개봉 닷새 만에 500만 관객을 넘어선 셈이다. 최종 176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명량’의 500만 돌파 시점을 하루 앞당긴 수치다. 부산행의 누적매출액은 476억원을 넘겼다. 현재 상영작 중 매출액 점유율이 70%가 넘는 독주다.

하지만 이른바 ‘꼼수 개봉’으로 불린 유료시사회 관객숫자 56만명은 집계에서 빠졌다. 유료시사회가 막대한 홍보효과를 낳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산행과 명량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부산행 돌풍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지난해 이 시기에는 베테랑과 암살이 동시 흥행하며 성수기 시장을 달궜었다. 두 영화는 합쳐 260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2년 전에는 ‘명량’과 ‘해적’이 동시 흥행하며 역시 2600만 관객을 끌어들였다. 올해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극장가 입장에서는 성수기 개봉작 중 홈런이 2개 이상 터져줘야 했다.

성수기 개봉작 중 첫 작품인 부산행이 선전하며 출발은 잘 끊은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1300만 돌파 가능성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언론 보도 역시 1000만 돌파를 기정사실화 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이 같은 시각이 지나친 장밋빛 전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멀티플렉스 업계 관계자는 “캡틴아메리카도 초반에 흥행열풍 일으키며 1000만 당연히 갈 거라 했다. 결국 뒷심부족으로 900만에 못미쳤다”며 “1000만 돌파하려면 50~60대 중년세대가 영화를 보러 극장에 나와야한다. 700~800만이 넘어갈 때도 여전히 예매율이 높다면 그때 가서야 1000만 가능성이 가시화됐다고 얘기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부산행 평점이 생각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국내에서는 없었던 본격 좀비 장르인 까닭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최근 2년 간 흥행만루홈런을 친 작품들(명량, 암살, 베테랑)은 세대를 아우른 흥행코드를 갖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줄줄이 개봉하는 경쟁작의 성패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장 내일(27일) 할리우드 기대작 ‘제이슨 본’과 국내 블록버스터 ‘인천상륙작전’이 동시 개봉한다. 그 다음 주에는 덕혜옹주가 극장에 걸린다. 제이슨 본은 UPI코리아가 수입‧배급한다. 인천상륙작전의 투자배급사는 업계 1위 CJ E&M이다. 덕혜옹주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다.

세 영화의 흥행가능성에 따라 부산행의 상영관 수도 조정이 될 수 있다. 혹은 지난 2년간의 선례와 마찬가지로 쌍끌이 흥행으로 인해 시너지 효과가 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곧 개봉하는 작품들에 대한 평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인천상륙작전은 시사회 직후 혹평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소재의 특성 덕에 군부대 대관이 관객 모으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장년세대에서 호평이 많다는 점은 득이 될 전망이다. 덕혜옹주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덕혜옹주는 개봉 날짜를 두고 왔다 갔다 했는데, 이건 눈치작전”이라며 “강력한 콘텐츠가 아니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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