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아파트는 5000만원 떨어진 곳도…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입주물량 급증 영향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 사진=뉴스1

 

 

서울 강남3구 전세시장에서 역전세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 전셋값은 연초 대비 최대 5000만원 가량 하락했음에도 적지 않은 전세 물량이 미계약 상태로 남아 있다. 2013년부터 지난 3년 간 전세 매물이 없어 집도 보지않고 계약금을 통장 계좌에 입금하던 현상과는 대조적이다. 위례신도시, 하남미사강변도시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입주 본격화가 서울의 극심한 전세난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모습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송파구 일부 아파트 전셋값은 연초보다 적게는 3000만원, 많게는 5000만원까지 내렸다. 초·중·고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는 7월은 통상 학군 수요에 따른 강남 전입가구가 증가하면서 전셋값도 상승한다. 그러나 올해 강남3구 전셋값은 여름방학 성수기인 7월 들어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3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일제히 하락했다. 강남구는 0.18%, 서초구는 0.10%, 송파구는 0.01%씩 떨어졌다. 이달 들어 강남 3구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말보다 0.07% 낮아졌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59.9㎡(이하 전용면적 기준)는 올 초만 해도 일반 시세가 7억원을 웃돌았고 매물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지금은 6억5000만~6억7000만원에 전세 시세가 형성돼 있다. 전세보증금이 최대 5000만원 내렸는데도 수요자가 없어 대기 중인 매물이 적지 않다. 신천동 파크리오는 전용 84㎡가 7억3000만~7억5000만원의 전세 시세를 보이다가 지난달에는 29층 로열층이 6억9000만원에 계약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후 계속된 전셋값 급등에 지친 강남권 전세 수요가 인근 2기 신도시로 대거 이동하면서 급전세 물건이 늘어난 것이 가격 하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향후 2년 간 경기권 입주물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이후 매년 5만~6만가구가 신규 입주했던 경기도는 지난해 7만여가구가 입주했고, 올해는 8만82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경기도 입주물량은 더 늘어난다. 내년 11만5000여 가구가, 2018년에는 13만7000여 가구가 입주한다. 예년 물량의 2배 이상이 내년과 2018년에 쏟아지는 것이다. 이는 11만3000가구가 입주한 지난 2010년 이후 최대물량이다. 경기도 입주물량은 대체로 위례, 미사, 배곧 등 서울의 거주 대안으로 지어지는 수도권 신도시에 몰려 있다.

올해 약 7700가구가 입주한 인천에서도 내년과 2018년 각각 2배 수준으로 물량공급이 늘어난다. 내년엔 1만7000여 가구와 1만6000가구가 입주한다.

이처럼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도 올 하반기 전세시장이 경색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업계가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채미욱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장은 지난 20일 열린 '2016년도 상반기 부동산시장 동향 및 하반기 전망' 브리핑에서 "올 하반기 전세시장은 수도권 및 혁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하락세로 전환하는 지역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역전세난이라는 표현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전셋값이 일시적으로 조정되고는 있지만 올해 송파구 부동산 가격을 누적으로 보면 떨어지지 않았다"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서울 내 입주 수요가 계속 있는만큼 서울지역에서 고가의 전셋값 형성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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