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격전지는 볶음면‧비빔면 될 듯
라면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농심이 여전히 과반 이상의 압도적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2위 오뚜기의 추격이 매섭다. 1라운드에서는 중화요리 경쟁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이 열기가 식은 틈을 타 여름 계절메뉴인 볶음면과 비빔면이 번외라운드를 여는 모양새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1분기중 최대 25%에 육박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오뚜기의 점유율은 15% 선에 그쳤다. 지난해 출시한 진짬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진짬뽕 하나가 220억원 어치나 팔렸다.
반면 농심은 다소 정체국면이다. 지난해 60%를 넘던 농심의 점유율은 올 1분기 55% 내외로 내려앉았다. 다만 지난해 열풍을 일으킨 짜왕과 진짬뽕의 맞수로 떠오른 맛짬뽕이 시너지를 내며 점유율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짜왕은 출시 9개월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신라면을 포함해 농심에서 낸 5번 째 1000억원 브랜드다.
전장은 곧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짬뽕과 짜장 등 중화요리 전쟁이 더운 날씨 탓에 소강국면에 처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름이 끝나면 다시 중화요리 전쟁이 재발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번외 라운드인 여름 시장에서는 계절메뉴인 비빔면과 볶음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의 전략은 새 시장 창출이다. 우선 여름을 겨냥해 유럽풍 소스로 맛을 낸 드레싱 누들을 내놨다. 튀기지 않은 건면에 땅콩과 깨를 곁들인 제품이다. 이미 매운맛 중심으로 짜인 비빔면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또 아침식사 시장 공략을 선언하며 쌀국수 용기면 ‘콩나물 뚝배기’도 내놨다.
오뚜기의 전략은 진짬뽕 효과 극대화다. 이달 14일 봉지면으로 새롭게 출시된 ‘볶음진짬뽕’이 전면에 선 모양새다. 오뚜기 관계자는 “더운 여름철 볶음면으로 즐기는 ‘볶음진짬뽕’으로 맛있는 매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제품 출시 경쟁 덕에 업계 분위기도 여름 날씨만큼 달아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라면은 고가 제품의 출현가능성이 높고 원재료가 안정되어 있어, 라면업체 간 경쟁은 당분간 치열하게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