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사실상 마무리 수순…상승 여력 충분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연일 약세를 이어가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상승마감을 기록한 것은 두번 뿐이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전거래일 대비 0.3% 하락한 16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등락 없이 거래를 마친 지난 15일을 제외하면 7거래일 연속 하락이며 연중 최저치다. 기존 연중 최저치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4일 기록한 종가 16만9000원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현재 순수 지주회사다. 계열사를 통해 제약사업과 물류, 포장용기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나 배당금 수입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지난 2013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동아제약이 지주사 전환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등으로 나뉘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비상장 자회사인 동아제약 지분 100%,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동아에스티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 투자 업계에서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의 하락세를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에스티팜 상장후 강정석 부회장 보유지분과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교환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자회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최대주주 지배력 강화 예정
현재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에스티팜 보유지분은 15%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상장자회사 지분 20%를 보유해야 한다. 다만 최대주주인 강정석 부회장의 에스티팜 지분 32%를 보유중이라 해당 지분을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과 교환이 유력하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자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해야 하는 기한은 올해 10월말까지다.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불확실성에 휩싸이고 있다. 지분 희석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교환 비율은 시장가격을 따르게 되는데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에스티팜 모두 상장사이기 때문이다.
비상장사와 달리 상장사는 매일 주가 변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치 변화가 빠르다. 예를 들어 개인투자자A가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식을 이날 종가로 매입했는데 주가가 더 떨어지면 향후 강 부회장의 에스티팜 지분 교환시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해야 한다. 즉 동아쏘시오홀딩스 주가가 하락할 수록 일반주주가 보유한 지분은 더 많이 희석된다. 섣불리 매수 시기를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금까지 기존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최대주주 보유지분 교환 전 지주회사 주가가 하락한 경우가 많았다. 안정된 사업 구조와 현금흐름을 갖춘 분할 후 사업회사에 일반주주가 몰리는 반면 분할된 지주회사는 주가가 하락하곤 했다. 따라서 동아쏘시오홀딩스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투자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상장사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회사 분할후 지주사 주가 하락을 활용해 최대주주 지분율을 높이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곤 했다"며 "경영진 입장에서도 특별히 주가를 부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주가 하락에도 투자 심리는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입장에서는 계열내 상장 회사들도 연일 하락세인 점이 아쉽다. 이날 에스티팜은 전거래일 대비 0.11% 하락한 4만7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다만 공모가인 2만9000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두배 가까이 높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강정석 부회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 대상 에스티팜 지분을 현물출자하고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강정석 부회장에게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상증자 및 희석 가능성을 감안할 때 강정석 부회장 지분 스왑후 저평가가 해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 단계…향후 상승 여력은 충분
에스티팜 상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의 마무리 단계로 여겨진다. 마지막 단계가 남았지만 결말은 예상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증권투자 업계에서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지난 18일 발표한 이동훈 대표이사 사임과 박찬일 단독대표 체제 변경을 기점으로 향후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계열사를 통해 제약사업 뿐 아니라 원료에서 제품 그리고 포장사업까지 영위하고 있다. 박카스로 대표되는 캐쉬카우를 보유한 가운데 생활용품, 건강식품, 의료기기, 바이오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지주회사 체제가 안정되면 각 계열사별로 성장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란 전망인데 올해가 바로 그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안정화된 지주회사 체제, 글로벌 역량 강화, 연구개발 투자 등을 핵심 전략과제로 언급했다. 증권업계에서는지주회사 체제 안정화는 강 부회장, 글로벌 역량 강화는 이 부사장, 연구개발 투자는 박찬일 대표로 상징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에스티팜 상장을 남겨두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지난 3월 강 부회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강 부회장은 지난해 설립한 엔에스인베스트먼트에서 바이오벤처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부사장의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사임으로 박찬일 단독 대표는 그룹내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배당금 수입을 중심으로 연간 371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부담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동아에스티에서 글로벌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향후 계열사간 사업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라며 "지주사 체계가 완성되면 지주사 중심의 새로운 기업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