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앞서가자 절치부심 삼양사 반격
정부의 당 저감화 정책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레 저당 감미료가 주목받고 있다. 벌써 시장규모도 2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알룰로스 시장을 노리는 업체 간 연구개발 경쟁이 뜨겁다. CJ제일제당이 치고 나가자 삼양사가 절치부심 추격하는 모양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체감미료 세계 시장은 지난해 15조 원을 넘어섰다. 오는 2020년에는 19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2100억원 규모로 커진 국내시장도 2020년 3300억 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사업을 개척하려는 업체 간 연구개발 경쟁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19일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식품과학박람회 ‘IFT 2016’에서 알룰로스를 차세대 감미료로 선보였다고 밝혔다. 알룰로스는 건포도, 무화과, 밀 등에 극히 미량으로 존재하는 천연 당(糖) 성분이다. 설탕에 가까운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1그램 당 0~0.2Kcal에 불과해 설탕의 ‘건강한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5000종 이상 균주를 대상으로 선별작업을 거쳐 고효율의 효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효소를 활용해 알룰로스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도 덧붙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에서 IT나 제약 등 다른 산업 분야의 첨단기술에 비교해도 손색없는 최고 수준의 발효‧효소 기술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결정(結晶) 형태의 알룰로스 제품이 눈에 띈다. 알룰로스의 원래 형태는 액상이다. 액상 제품은 다이어트 음료나 이온 음료 등에 적합하다. 결정 제품은 에너지바나 초콜릿에 사용하기 좋다. CJ제일제당은 현장을 방문한 해외 업체 관계자들에게 ‘가공식품에 알룰로스를 사용하면 자연스러운 단 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낮출 수 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이미 지난 3월 알룰로스를 시장에 내놓으며 빠르게 치고 나갔다. 마트에서 팔리는 ‘스위트리 알룰로스’는 알룰로스 99.15%로 만들어진 액상당으로 기존 요리당에 비해 칼로리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알룰로스 올리고당’은 알룰로스 60%에 올리고당 약 40%를 혼합해 만들었다. 기존 올리고당에 비해 칼로리가 절반 수준이다.
삼양사가 긴 연구개발 끝에 본격 반격에 나섰다. 지난 18일 삼양사는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알룰로스 생산을 위한 인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삼양사는 카톨릭대학교 성빈센트 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알룰로스에 복부지방 축적억제 기능이 있음을 임상적으로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설탕을 만드는 울산 공장을 증축해 알룰로스 공정을 추가하고 있다”며 “인허가 예상 시점인 8월에 완공해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인허가를 받은 삼양사의 알룰로스는 ‘천연 식품 유래 균주’(Non-GMO)를 사용했다. 삼양사는 지난 2012년부터 알룰로스 연구에 착수했다. 삼양사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도 인허가를 신청했다. 앞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삼양사 관계자는 “미국에서 인허가를 받더라도 해외 시장 진출을 서둘지 않고 차분히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