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결시 9월 총파업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도입이 금융공기업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각 시중 은행장들이 금융공기업 수준 이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은행연합회 가이드라인 내용도 금융공기업 수준보다 더 강력하다. 금융노조는 이를 저성과자 해고제로 보고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19일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위해 35개지부 1만여개 투표소에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이에 은행연합회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금융권 노사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금융노조 전체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했다.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지부별 순회집회 등을 통해 현장 투쟁을 할 계획이다. 이어 9월 초 전체 지부 합동대의원대회를 통해 9월 23일 총파업을 비롯한 하반기 총력투쟁을 결의할 방침이다.
금융 노조 관계자는 "은행연합회는 외부업체를 통해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시중은행에 넘겨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이번 주 중으로 최종안을 발표하면 시중은행도 금융공기업처럼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것이다. 금융공기업이 도입한 것보다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 때문에 이날 찬반투표도 쟁의행위 가결로 나올 것"이라며 "금융 노조는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 강행에 총파업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사측이 노조 협상과 별개로 물밑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성과연봉제 핵심은 현 임금체계 비중을 호봉제 기반보다 개별 성과 방식에 따른 비중 확장에 있다"며 "시중은행 노사가 수차례의 산별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사측은 노조를 대할 때 '만남을 위한 만남'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은행연합회 가이드라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가 외부 용역을 통해 마련한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에 따르면 앞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기업 성과 차등 폭보다 더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라인에는 은행원이 같은 직급이라도 개별 성과에 따라 연봉이 최대 40%까지 차이 날 수 있다.
또한 관리자의 경우 연봉 차이를 최저 연봉의 30%, 일반 직원은 20%이상 확대한 후 이를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올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보다 격차를 더 확대한 수준이다.
김문호 노조 위원장은 "정부와 사측은 금융산업의 안정보다는 금융공기업에 이어 금융 유관기관 및 민간은행까지 성과연봉제를 강제하며 금융산업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금융노동자에게 이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에 전체 조합원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와 압도적인 찬성으로 해고연봉제 저지를 위한 하반기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찬반투표는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금융노조는 지방 투표까지 모두 집계한 뒤 20일 오전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오전 10시에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1층에서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