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계속기업 불확실성·워크아웃 강조된 상장사 늘어"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 사진=뉴스1

지난해 상장법인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계속기업 불확실성'과 '워크아웃'을 강조한 건수가 최근 3년 동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강조된 기업은 상장폐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지난해 국내 상장법인 재무제표 감사보고서 2002개를 분석한 결과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강조된 기업이 79개사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3개가 증가한 수치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다. '워크아웃'이 강조된 기업은 29개사로 전년보다 5개가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적정의견을 받았더라도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강조된 경우 상장 폐지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8배 높았다. 지난 2014년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강조된 기업(74개사)이 2년 이내 상장폐지된 경우(9개사)는 12.2%로 나타났다.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강조되지 않은 기업의 상장폐지 비율은 1.6%에 머물렀다.

전체 2002개사 중 369개사(19.8%)에서는 강조사항이 언급됐다. 2014년 19.4%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체 강조항목은 611개에 달했다.

강조사항이란 감사의견에 영향은 없으나 외부감사인이 이용자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감사보고서에 언급하는 사항을 말한다.

강조 항목으로는 중요한 거래(특수관계자 거래) 27.8%, 영업환경지배구조 변화 25.9%, 중대한 불확실성(계속기업 불확실성, 소송 등) 18.8%, 회계변경 16.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2002개사 중 1990개사(99.4%)는 '적정' 의견을 받았다. 2014 회계연도(99.1%) 보다 소폭 늘었다. 적정 의견은 재무제표가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중요성의 관점에서 적정하게 표시되었다고 판단될 때 표명하는 의견이다.

상장 법인 10개사에 대해서는 '의견 거절'이 나왔고, 2개사는 '한정' 의견이 나왔다. 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은 전년보다 1개사 늘었다. 한정의견 기업수는 5개사 줄었다.

의견 거절은 '적법하고 충분한 감사증거를 획득할 수 없는 등 사유로 판단이 불가능한 경우'에 표명한다. 금감원은 의견거절 사례가 늘고 있어 영업환경과 재무구조 악화 회사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정 의견은 감사인과 경영자 간의 의견불일치나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영향이 중요하므로 적정의견을 표명할 수 없지만 '부적정'이나 의견 거절을 할 정도로는 중요하지 않을 때 표명한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이 지정된 147개사의 경우 적정의견 비율이 95.9%로 나타났다. 자유선임법인 99.6%에 비해 3.7%포인트 낮았다. 회사가 감사인을 자유선임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재무상태가 부실하거나 관리종목에 편입돼 있는 등의 이유로 엄밀한 감사가 필요할 경우에는 증선위가 감사인을 지정한다.

윤동인 금감원 회계제도실 실장은 "상장법인의 99.4%가 적정의견을 받았으나 이것이 곧 재무건전성이 양호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계속기업 불확실성과 워크아웃 등을 기재한 사례가 늘었고 의견거절 사례도 증가해 영업환경 및 재무구조 악화 회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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