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도쿄32%·뉴욕27% 상승 마감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상장 첫거래일 흥행에 성공했다. 뉴욕과 도쿄 양국에서 급등하며 거래를 마치면서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의 확신도 이끌어 냈다.
15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공모가인 3300엔(약 3만5000원) 대비 32% 상승한 4345엔(약 4만6000원)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에는 매수 주문이 쇄도하는 가운데 수급이 맞지 않아 오전 10시35에야 거래가 이뤄졌고 공모가 대비 48%나 오른 4900엔(약 5만2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라인의 시가총액은 9214억엔(약 9조9천억원)에 달한다.
일본 현지에서는 라인이 상장후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하면서 저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인 주식이 거래를 시작하기 전 현지에서는 최악의 타이밍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브렉시트 이슈에 주식시장이 경색되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날 급등으로 그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정체에 대한 우려도 해소됐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는 이용자수가 정체되고 있고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고착화되고 있다. 따라서 라인이 상장후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라인은 도쿄보다 앞서 거래를 시작한 뉴욕에서도 라인 주가는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라인은 전날(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공모가인 32.84(약 3만7000원)달러 대비 26.6% 상승한 41.58달러(약 4만7000원)에 마감했다. 라인은 뉴욕에 주식예탁증서(ADR) 2200만주, 도쿄에는 원주 1300만주를 상장하는 방식으로 기업공개를 진행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뉴욕증시 마감후 "미국 투자자 대다수는 라인에 대해 알지 못했으나 이번 상장으로 깜짝 놀라게 됐다"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중이던 뉴욕 투자자들은 라인을 쇼핑목록에 넣게 됐다"고 지적했다.
라인은 페이스북의 왓츠앱, 중국 텐센트의 위챗 등과 함께 세계 3대 메신저로 꼽힌다. 지난 1분기말 기준으로 일본 시장 점유율 94%에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50% 이상 시장점유율을 기록중이다. 다만 일본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4개국 사용자가 전체 사용자의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 받았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용자수가 정체됐으나 메신저내 마켓서비스, 콘텐츠 확장 등에서 성장성이 충분하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더 이상 점유율이 아닌 수익성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다.
라인의 지난해 매출은 1207억엔(약 1조2927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다만 수익 측면에서는 76억엔(약 81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역별 매출액은 일본 848억엔(약 9082억원), 대만 171억엔(약 1831억원), 기타 188억엔(약 2013억원)이다.
라인은 이번 기업공개로 약 1조5천억원을 조달한다. 올해 전 세계 IT 기업을 통틀어 IPO로는 최대 규모다. 라인은 이번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을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시장 개척에 사용할 계획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장후 라인의 높은 주가는 라인의 성장성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며 "엔화 환율이 여전히 전년 대비 상승 추세라 라인의 원화 가치도 증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