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눈’ 많아 거물급 인사들 영향력 제한적

현대원 미래전략수석은 서강대 교수 시절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연구보조원으로 등록된 대학원생들에게 지급된 인건비를 되돌려 받았단 의혹으로 국회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 사진=뉴스1

 

 일각에선 이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과 관련해 고위급 인물들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현실적으로 IT거물들 역시 손을 뻗치기가 사실상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대표적 인물은 현대원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이다. KT사외이사를 지낸 그는 수석 임명 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은 1인 시위를 해서라도 막겠다”고 천명했던 대표적인 합병 반대론자다.

이런 전력 때문에 합병 무산에 실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오히려 반대론자란 족쇄 때문에 운신의 폭이 줄어 영향력 행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란 게 업계 및 정치권 대다수의 시각이다. 게다가 그는 수석에 임명되자마자 대학원생 임금 착취 의혹 등으로 야당으로부터 사퇴압력도 받고 있다. 아직 업무도 익히지 못한 상황이고 입지도 불안해 임명되자마자 합병 무산에 힘을 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IT업계에선 합병 이슈가 불거진 초기 당시만 해도 CJ헬로비전의 사외이사로 있는 A씨를 주목했다. A씨는 방통위 상임위원을 지내고 한때 KT 회장으로도 거론됐다. 게다가 최경환 의원과 대구고 동기여서 일각에선 그가 특별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했지만 결과에서 나타났듯 별 힘을 쓰지 못했다. 한 IT컨설팅 업체 고위 관계자는 “A씨가 워낙 방송통신계의 거물이어서 합병과 관련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번 사안에 있어선 영향력 발휘가 힘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 이슈는 처음부터 끝까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었다.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갈리는 만큼 특정 인물이 나서기에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정치권에선 그 윗선을 지목했다. 통신업계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고위 관계자는 “내가 아는 정재찬 공정위원장이 함부로 허언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한다고 했다가 발표를 몇 달이나 더 끌었다”며 “윗선의 의중과 조율했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은 오히려 지상파의 영향력에 대해 거론했다. 지상파들은 이번 합병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갖고 있었는데, 총선을 치르는 시점에 의원이나 기관들도 이들의 의견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합병 무산 결정이 나온 후 의원들이 특별히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며 “이미 미방위 소속 모든 의원들은 지상파가 확실히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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