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지역 선풍적 인기…범죄 악용 등 부작용 경계해야

 

포켓몬 고 게임 화면 모습. / 사진=닌텐도

 

증강현실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뉴질랜드와 호주, 7일 북미 지역에 출시된 이 앱은 출시 하루 만에 뉴질랜드·호주·북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다운로드가 집중되면서 한때 서버가 불통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포켓몬 고는 포켓몬 관련 지적재산권(IP)을 갖고 있는 포켓몬 컴퍼니와 게임 회사 닌텐도, 니앤틱이 손잡고 만든 증강현실(AR)게임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 (GPS)기능을 이용해 실제 길거리에서 포켓몬을 발견하고 수집하는 방식이다. 포켓몬 고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비추는 실제 세계에 포켓몬 캐릭터를 합성해 띄워준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난 포켓몬을 몬스터볼을 이용해 잡을 수 있다.

포켓몬 고는 출시 직후부터 엄청난 이슈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미국 IT전문매체 씨넷은 11일(현지시각) 포켓몬 고의 하루 이용량이 인스타그램, 스냅챗, 왓츠앱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포켓몬 고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게임 업체인 닌텐도 주가는 지난 8일 10% 올랐으며 11일에는 증시 개장 1시간 만에 20% 이상 급등했다.

포켓몬 고는 GPS를 기반으로 지역에 따라 수집할 수 있는 포켓몬이 달라져 사용자에게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가령 물 속성 포켓몬은 강, 호수, 바다 등 물가에서만 잡을 수 있다. 사용자는 다양한 장소를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수집해야 한다. 아울러 포켓몬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유저가 직접 길거리를 걷거나 뛰는 등 방식으로 일정 속도(약 시속 30km) 미만으로 일정 거리(2∼5km)를 이동해야 한다. 덕분에 미국에서는 때아닌 조깅 열풍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높은 현실성 때문에 여러 사고 위험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길거리에서 스마트폰만 보고 움직이다 다른 사람과 부딪히거나 장애물에 걸려 넘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한 의료학교는 학생들에게 “포켓몬고를 하다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이메일을 발송하기도 했다.

게임을 범죄에 악용한 사례도 발생했다. 미국 미주리주에서는 무장강도 4명이 포켓몬이 주로 출몰하는 지역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이를 잡으러 온 유저들을 총으로 위협해 금품을 뺏는 일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이번 포켓몬 고 열풍이 AR기술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내다 보고 있다. 포켓몬 고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 언론들은 “지금까지 신기하지만, 실용성이 확실치 않은 신기술로 취급되던 AR이 드디어 주류 기술의 반열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켓몬 고의 인기 요인으로 IP와 신기술의 완벽한 조화를 꼽았다. 정 연구원은 “다른 게임에 증강현실과 GPS기술을 도입한 것만으로 이렇게 큰 흥행을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1차적으로 포켓몬 고의 흥행요인은 포켓몬이라는 IP 파워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포켓몬 애니메이션에서는 ‘포켓몬 마스터’들이 세계를 탐험하며 포켓몬을 수집하고 육성하는데,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과 GPS의 적용이라는 신기술을 통해 만화를 게임 속에서 현실화 시켰다”며 “가상현실과 증강현실과 같은 신기술에 게임 사용자들이 목말라하고 있다는 점이 포켓몬 고의 성공을 통해 상당부분 검증돼 관련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이번 포켓몬 고 열풍을 바라보며, 앞으로 다가올 AR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포켓몬 고가 이룬 성과를 미뤄볼 때, 국내 업체도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직 국내 업체들은 해외 업체들에 비해 기술적인 부분에서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제 막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도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켓몬 고는 호주, 뉴질랜드, 미국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지역에 언제 서비스될 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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