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인 금리 인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통화·재정 확대 정책 효과

한국 국내총생산이(GDP)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선제적인 금리 인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통화·재정 확대 정책이 브렉시트로 발생한 불확실성을 완화 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8일 보고서 ‘한국의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를 내고 정부 경제 정책이 한국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재준 BoAML 전략가는 “브렉시트는 한국의 개인 소비 지출, 기업 고정 투자, 비농업부문 고용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업의 설비 투자에 영향을 미쳐 잠재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확대되지 않고 보통 수준을 유지한다면 한국 GDP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 밝혔다.

특히 BoAML는 한국과 영국 사이의 직접적인 무역 거래 비중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우 전략가는 “지난해 한국 수출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으로 중국 26%, 미국 13.3%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대영국 수출 감소로 한국 GDP는 올해 0.003%포인트, 내년 0.02%포인트 소폭 하락할 전망”이라 말했다.

그는 더불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통화·재정 확대 정책이 불확실성을 완화 시킨다고 설명했다. 우 전략가는 “직접적인 무역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선제적인 통화, 재정 정책을 펼쳤다”며 “이와 같은 시기적절한 정책이 한국 경제 성장 회복을 도울 것”으라 내다봤다.

지난달 28일 한국 정부는 브렉시트와 기업 구조조정으로 하반기 성장·고용 위축 우려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올 하반기에 10조원 수준의 추경을 포함해 20조원대의 재정 보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BoAML는 10조원 추경으로 GDP가 0.25%포인트 성장할 것으로 측정했다.

실제 추경을 밝힌 이날부터 한국 금융 시장은 회복하기 시작했다. 브렉시트 충격이 발생한 지난달 24일 이후부터 이달 7일까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2% 상승했다. 코스피는 2.5% 올랐고 치솟았던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2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한국 시장 공포지수(KOSPI 200 volatility index)도 38.5% 하락했다.

앞선 6월 9일에는 시장 예상을 깨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사상 최저인 1.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6월 이후 1년만의 인하다. 한국은행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물가를 목표수준(2%)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으로 앞으로도 추가적인 완화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우 전략가는 “앞으로 브렉시트 영향이 어떻게 거시 경제에 미칠지 예단할 수 없다”며 "다만 불확실성에 놓인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통화, 재정 완화 등 경기 부양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한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브렉시트 영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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