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집값, 판교‧위례‧광교에 뒤져…일산도 평당가 1000만원 턱걸이 수준
수도권 신도시 집값 순위가 재편하고 있다. 기존 1기 신도시의 노후화와 새롭게 개발된 2기신도시의 교통편 개선 영향이다. 당분간 대규모 택지개발지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순위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재건축 진행 기대감에 따라 집값이 급등한 과천을 제외한 수도권 신도시 집값을 비교한 결과 2기신도시들의 상위 랭크가 두드러진다. 판교가 3.3㎡당 2323만원으로 신도시 전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2013년 2124만원에서 3년여 만에 9.3% 상승한 수준이며, 서울 송파구(2292만원)와 용산구(2256만원)보다도 높다.
실제 올해 분양된 분양권 중에 1위를 차지한 매물도 판교에 있다. 9억8620만원에 분양된 판교알파리움 전용면적 142㎡형은 지난 2월 13억5000만원에 팔려 웃돈만 무려 3억6380만원에 달했다. 분양가 대비 가격 상승폭은 37%로, 이른바 판교로또 수준이다.
강남 속 신도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위례는 3.3㎡당 1906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광교도 1742만원으로 3위에 랭크됐다.
반면 1기 신도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젊은 전문직 종사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신흥부촌으로 이름을 날린 분당은 이들에 밀려 4위에 머물렀다. 3.3㎡당 1555만원으로 판교보다 800만원 가량 낮다. 국민평수로 불리는 84㎡ 아파트 매맷가로 따져보면 분당 아파트 시세가 판교보다 약 2억5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형성된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 호황세 덕분에 전고점을 찍은 지역이 상당수지만 분당은 최고가 시절의 70%대에 머물고 있다.
이 이면에는 광역 교통망 확충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1기 신도시가 노후화한데다 광역 교통망이 확충되면서 그에 따른 수혜가 판교와 광교 등에 집중된 영향”이라며 “그나마 최근 분당의 일부 중소형 아파트에서 리모델링 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분당 전체의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기엔 한계가 있다. 택지지구개발이 있지 않은 이상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기신도시의 약진은 한강 이남 신도시 뿐 아니라 이북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2기신도시 고양시 삼송지구 시세는 3.3㎡당 1361만원으로 집계됐다. 1기신도시 일산(1065만원)보다 시세가 평당 300만원 이상 높게 형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