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로·모하비 등 신차 쾌속질주…하반기 ‘녹슨 쏘렌토’ 소송 관건
상반기 현대·기아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는 탄탄대로였다. 경쟁모델이 기라성처럼 포진한 승용차 시장과 달리 SUV 시장에서는 맞수가 없었다. TV 제품 간접광고(PPL)를 등에 업고 판매량이 뛴 투싼부터 친환경엔진을 달고 출시된 니로, 부분변경을 거친 모하비까지 고른 판매를 자랑하며 현대·기아차가 SUV 전 체급을 석권했다.
◇ ‘신차’ 타고 쾌속질주힌 SUV 판매량
상반기 현대·기아차 SUV 라인업에서 가장 돋보인 모델은 싼타페다. 1~6월 사이 4만1178대가 팔려나가며 포터(5만4689대), 아반떼(5만2175대), 쏘나타(4만4548대)에 이어 현대차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싼타페 판매량(3만7606대)과 비교하면 괄목할 성장이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2000만~3000만원대에 포진한 중형 SUV 중 싼타페의 대체차종을 찾기 어렵다”며 “과거 SUV는 실용성만을 내세웠지만 (싼타페) 디자인이 한층 세련돼 져 젊은 소비자까지 수요층으로 끌어들인 영향도 클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SUV 라인업의 막내 투싼도 힘을 냈다. 지난 1월 4479대로 시작한 투싼 판매량은 지난달 들어 6549대까지 뛰었다. 비결은 PPL이다. 현대차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올 뉴 투싼 아라블루를 지원했다. 드라마가 흥행하며 덩달아 투싼의 인기도 치솟았다.
기아차 SUV 성장세는 현대차보다 매섭다. 비결은 다양성이다. 맥스크루즈부터 싼타페, 투싼이 같은 디자인 정체성으로 승부하는 반면 기아차는 모델별로 특징과 정체성이 분명하다.
대표 차종은 지난 3월 출시한 니로다. 니로는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SUV다. 다만 기아차는 하이브리드라는 엔진 특성이 아닌 2327만원에서 시작하는 가격경쟁력과 날이 선 디자인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니로는 3~6월까지 8366대가 팔려나가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밖에 스포티지와 쏘렌토는 상반기 각각 2만7744대, 4만3912대 판매되며 기아차 SUV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지난 2월 2008년 출시 이후 8년 만에 부분 변경돼 돌아온 더뉴 모하비는 지난달까지 7691대가 판매됐다. 대형 SUV로 4025만~4744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감안하면 호성적이다.
◇ 하반기 신형 싼타페로 탄력...‘녹슨 쏘렌토’ 소송결과 관건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로 하반기 SUV 성장세에 탄력을 붙일 계획이다. 2017년형 싼타페는 지난 4일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2017년형 싼타페는 올 연말로 예상되는 내수 누적 판매 100만대 돌파를 기념해 1 Million(원 밀리언) 에디션이다. 소비자 선호 사양을 확대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2017년형 싼타페 전 트림에는 ▲싼타페 전용 에어 소프트너(Air Softner, 싼타페 전용 차량용 향수) ▲주차 시 운전석 도어만 잠금이 해제돼 다른 곳으로 무단 침입하는 범죄 시도를 방지하는 세이프티 언락(Safety Unlock) 기능이 기본 적용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표 SUV로서 싼타페의 뛰어난 상품성에 감성을 더해 최고의 만족감을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했다”며 “이번 2017년형 싼타페로 SUV 절대강자의 입지를 다시 한 번 다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쏘렌토 판매량이다. 지난해 7월 기아차 올 뉴 쏘렌토 시트 철제프레임에 녹이 슬고 있다는 소비자 제보가 이어졌다. 기아차는 지난해 9월부터 해당 차량에 무상으로 부식 방지 작업을 해줬다. 소비자들은 기아차 조치가 불충분했다며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쏘렌토 소송전은 3차까지 비화된 상태다. 지난해 10월 1차 192명, 올 2월 2차 127명, 이번에 30여명이 더해져 소송인단 규모는 350여명에 이른다. 소송 관련 문의가 3000건에 육박해 1차 소송 결과에 따라 추가 소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송인단은 시트 교체 비용과 차량 가치하락분을 추산해 손해배상 요구 금액을 조율 중이다. 업계에서는 차량 상태에 따라 300만~600만원 견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산술적으로 기아차가 패소 시 최대 21억원 가량을 물어줘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녹 시트 소송에서 패소할 시 추가 소송이 줄을 이을 수 있다”며 “최근 출시되는 쏘렌토 차량에서는 녹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재판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다면 쏘렌토 이미지 추락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