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과자류·라면·맥주 등 줄줄이 인상 대기
식품 부문의 물가 추이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올해 초 크게 올랐던 신선식품 가격은 내림세에 접어들었다. 반면 외식 물가와 가공식품 물가는 오름세다. 최근 제과업체들의 잇따른 가격인상 탓에 하반기에는 과자 값도 요동칠 전망이다. 라면과 맥주 등 아직 인상 발표가 나지 않은 품목도 물가 추이의 변수가 될 수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올랐지만 전달과 비교해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사실상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셈이다.
식품부문에서는 추이가 엇갈렸다.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은 지난해보다 0.7% 하락했다. 지난해 3월(-0.8%)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다. 이에 따라 신선식품지수도 지난달보다 6.5%, 1년 전보다는 1.7% 하락했다. 채소류 출하 증가 덕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채소 가격은 급등세를 보였었다.
예외적으로 마늘이 57.1%나 크게 올랐다. 작년 생산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다만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채소 가격이 크게 뛸 가능성도 있다.
반면 외식 물가는 눈에 띄게 올랐다. 올해 2분기 외식물가는 2.5% 상승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2분기 중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분야는 외식 소주(12.5%)였다. 외식 소주값은 1분기에도 10.7%나 올랐었다. 잇따른 소주가격 인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식 소주가 유독 크게 오른 까닭은, 각 식당에서 출고가보다 더 큰 폭으로 판매가를 올리기 때문이다.
한 끼 식사 가격이 오른 점도 도드라진다. 김밥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상승했다. 외식 라면(3.6%), 짬뽕(3.5%), 자장면(3.4%)도 전체 물가 상승률에 비해 크게 올랐다. 지난달보다 4% 오른 탄산음료 가격 상승세도 눈에 띈다.
이에 따라 지출도 증가했다. 통계청 자료를 심층분석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지출이 크게 늘어난 식품관련 품목은 기타식품(12%), 쥬스 및 기타음료(9.4%), 주류(8.3%), 곡물가공품(7.3%), 채소 및 채소가공품(5.7%), 육류가공품(5.2%) 순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1인가구 등 혼밥족 비중이 늘어나면서 가정간편식(HMR)의 소비증가가 기타식품 부분의 가계 소비지출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하반기에는 과자 값이 요동칠 전망이다. 최근 4개월 사이에 주요 제과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효과는 3분기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해태제과는 이달 들어 일부 제품의 가격을 크게 인상했다. 자일리톨껌은 기존 5000원에서 6000원으로 20%나 가격을 올렸다. 자유시간(25%), 후렌치파이(8.3%) 등 8개 제품도 가격을 인상했다. 해태제과 측은 원가압력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인상 이유로 설명했다.
롯데제과도 지난 3월 비스킷류 8종의 가격을 평균 8.4% 올린 바 있다. 특히 롯데제과는 한달이 지난 4월에도 월드콘, 설레임 등 빙과류 제품의 중량을 각각 10ml 늘리는 대신 가격을 100원씩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크라운제과 역시 지난달 빅파이 등 11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4% 인상했다. 동시에 땅콩카라멜 등 3개 제품의 중량을 평균 12.2% 줄였다. ‘콘초’는 가격이 20%나 올랐다.
라면과 맥주 등 아직 인상 발표가 나지 않은 품목의 가격 변동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맥주 출고가격은 지난 2012년 이후 4년간 유지되고 있다. 소주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안에 맥주 가격도 전격 인상될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실정이다 . 라면 가격 역시 2012년 이후 오르지 않아 연내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