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판매량 합계 수입차 업체 전체 판매량 보다 많아

 

국내 자동차 시장 4, 5위 업체인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차의 월간 판매량이 수입차 전체 판매량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만 해도 르노삼성과 쌍용차의 판매량은 수입 독일차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언더독의 반란은 지난 5월 이미 시작됐다. 지난 5월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판매한 차량은 2만195대로 수입차 업체 전체 판매량인 1만9470대를 앞섰다. 

 

지난 4월만해도 르노상성과 쌍용차 양사는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1만7845대로 전월 대비 25.9%나 줄었는데 이 판매량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양사는 지난 5월 수입차 판매량이 1만9470대로 확대한 속에서도 그보다 많은 양을 팔았다.

6월 들어 르노삼성과 쌍용차 판매량은 소폭 늘어난 2만528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각각 6753대, 8420대를 팔아 합계 판매량이 1만5173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5000대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중형 세단 SM6. / 사진 = 르로삼성자동차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6월 수입 독일차 월간 판매량보다 2500대 이상 적게 팔았던 국내 완성차 하위 업체의 자존심이 회복된 셈”이라며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이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변화는 르노삼성 중형세단 SM6와 쌍용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브랜드가 주도했다. 지난달 SM6와 티볼리는 각각 7027대와 5711대가 팔리며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5월에 르노삼성과 쌍용차의 판매량이 수입차 전체 판매량을 넘어서는 데도 이 두 차량의 판매량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르노삼성 SM6의 호조는 준대형 세단 SM7 판매량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 출시 후 증가한 매장 방문객들에게 SM7이 재평가를 받으며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 사진 = 쌍용자동차

 


반면 지난 1년 간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차 판매량 변화는 뚜렷했다. 독일 수입차 국내 판매량이 국내 완성차 판매량 하위 두 업체보다 많았던 지난해 6월 BMW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코리아, 포르쉐코리아 등의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86.8%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5월 독일 완성차 업체의 점유율은 65.7%로 떨어졌다. 수입차 시장을 이끌어온 독일 완성차 업체가 주춤하면서 수입차 시장 전체 성장세도 둔화됐다. 그 틈을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SM6와 티볼리를 앞세워 파고 들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독일차 중심으로 구축된 수입 디젤차 점유율 하락이 이같은 변화의 원인”이라며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여파로 독일차 중심으로 구축된 수입 디젤차 점유율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월 68.4%에 이르던 수입 디젤차 점유율은 지난달 들어 62.9%까지 내려앉았다. 디젤차 점유율이 지난해 68.8%, 2014년 67.8%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하락세다.

디젤차 수요가 줄자 1월 27.5%에 머물던 가솔린차 점유율은 31.8%로 뛰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 점유율도 1월 4.1%에서 5.3%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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