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전지·소재사업 실적 개선…전기차용 배터리 적자 막대
삼성SDI가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IT용 소형배터리 사업은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주력 사업인 중대형배터리 사업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보조금 문제 등 악재가 겹쳐 삼성SDI의 적자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삼성SDI 2분기 영업적자가 약 350억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한다. 이는 1분기 삼성SDI가 기록한 영업적자 7839원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삼성SDI가 1분기에 자산상각 등 일회성 비용으로 7300억원 가량을 지출해 적자가 컸던 것이며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가 일회성비용을 빼면 1분기 영업적자 500억원을 기록했다”며 “2분기 적자 폭이 소폭 개선됐지만 흑자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2분기 IT용 소형전지 사업에서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삼성SDI가 소형전지를 공급하고 있는 ‘갤럭시S7’의 판매가 호전돼서다. 삼성SDI는 1분기 소형전지 사업에서 3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소재사업에서도 견조한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SDI가 2분기 소재사업에서 45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 소재사업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태양전지 등에 들어가는 재료를 생산한다.
하지만 소형전지와 소재사업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삼성SDI는 회사 전체로는 2분기에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주력 제품인 중대형전지가 큰 적자를 내고 있는 탓이다. 중대형전지는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와 전기차(EV)용 배터리로 나눠지는데 그 중 전기차용 배터리 적자가 막대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SDI가 2분기에 중대형배터리 사업에서 800억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한다. 류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ESS용 배터리 사업은 손익분기점(BEP)에 다다랐지만 이것이 중대형배터리 사업 부문 중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다"며 "자동차용 배터리 실적 개선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전기차용 배터리 실적 개선은 한동안 어려울 전망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단가가 판매 가격을 아직 넘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중국에서 일어난 전기차 보조금 이슈도 삼성SDI 실적 개선을 더디게 하고 있다.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선 중국 시장 확보가 필수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Marklines) 조사에 따르면 5월 중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전 세계 50%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을 25~30% 수준으로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흑자 전환에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원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의 중대형배터리 사업 매출이 늘고 있지만 적자 폭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삼성SDI가 원자재인 리튬 가격 등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약 중국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악재까지 겹친다면 삼성SDI가 천명한 2018년 중대형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