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영향 완화된 상황에서 다른 대외변수 관심 가져야"

국내외 증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을 딛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미국과 유럽 증시 주요 지수는 나흘 연속 상승하며 폭락 이전 지수의 70%를 회복했다. 코스피도 장중 한때 1990선에 오르는 등 반등 분위기를 이어갔다. 일각에선 시장이 브렉시트 영향을 대부분 소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또 다른 국내외 변수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4~8일)에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가 예정돼 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 2분기 실적 발표가 계획돼 있어 주목된다.

지난주 미국증시는 브렉시트 충격을 딛고 오히려 3%이상 올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3.15% 상승한 17949.37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22% 오른 2102.95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28% 높아진 4862.57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도 나흘 연속 반등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1.13% 오른 6577.8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8월 18일 6526.2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 30 지수도 0.99% 상승한 9776.12를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0.86%오른 4273.96에 마감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가 추가 경기 부양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브렉시트 공포를 더는 데 도움이 됐다. 카니 총재는 한 강연에서 영란은행(BOE) “통화정책위원회(MPC) 다른 위원들의 의견을 예단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경제 전망이 악화했고 일부 통화 정책 완화가 여름 동안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와코 주이치 노무라 증권 수석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기고한 글에서 "추가 통화 완화 기조가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면서 "각국 정부 내에서 (현재 경제가) 급박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시장이 선호하는 정책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추경 10조원 집행을 예고한 한국과 더불어 일본, 유럽연합에서 유연한 통화 정책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 진원지인 영국에서도 현행 0.5%인 기준 금리를 더 내리거나 금융 시장에 돈을 더 풀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경기 부양책 기대감과 함께 투자자들의 눈은 다시금 미국 경제 지표에 향하고 있다. 특히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고용 시장 상황을 정확히 가늠하기 위해 8일(현지 시각) 발표하는 6월 비농업 부문 고용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충격적으로 낮게 나온 까닭에 기저 효과로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다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서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유럽과 일본에서 추가적인 경기 부양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제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지연되는 것이 하반기 국내 증시에 최고의 시나리오”라며 “먼저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측면과 금리 인상이 지연으로 신흥국의 자금 이탈 등 리스크들이 완충되는 시간을 벌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까닭”이라 밝혔다.

다만 그는 “이번 주가 단기 변곡점이라 생각한다. 미국 고용 지표 등 미국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이벤트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떤 변수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점이다. 결론적으로는 미국 금리 동결 기대감 약화가 글로벌 증시의 하락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6일 공개하는 FOMC 의사록도 주목된다. 지난 6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 위원들이 미국 경제를 어떤 상황으로 해석하는 지를 확인할 수 있는 까닭이다. 나아가 이날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은행 총재와 다니엘 타룰로 연준 이사 연설을 통해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는 2분기 국내 기업 실적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일 발표하는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2분기 실적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라는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커졌던 금융 시장의 변동성은 영국의 총리가 바뀌는 10월까지는 일단 단기적으로 소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 주 7일 예정된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접어들었다. 국내 증시는 실적 개선을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추경 편성, 영국의 금리 인하 시사 등 정책 공조가 조금씩 가시화하고 있는 점이 주가 반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선 2분기 어닝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섬머랠리(여름철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 기대감이 살아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국내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고용지표, FOMC 의사록, 국내 기업 2분기 실적 등을 주목할 전망이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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