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선방안 확정
정부는 자원개발 공기업 내실화와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해 자원개발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석유∙가스공사는 핵심자산 위주로 자산을 정리하고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제14차 에너지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선방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2014년말 이후 자원가격 하락으로 자원개발 공기업 경영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보유 자산 가치와 수익 급감이 직접적 원인이지만 공기업 비효율과 역량 부족 등도 문제다. 광물자원공사의 부채비율은 2014년 219%에서 지난해 6905%로 30배 넘게 급증했다. 석유공사 부채비율은 2014년 221%에서 지난해 453%로 늘었다.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공기업 경영상 어려움이 심화되고 국가 전체 자원개발 역량도 위축될 우려가 높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자원개발 추진 체계 확립을 통한 국가 전체 자원개발 역량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공기업들이 기존 부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앞으로 부실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기업 체질을 개선하여 질적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원개발의 또 다른 중심축인 민간 자원개발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지원도 확대한다.
우선 공기업들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존 부실을 과감히 정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핵심자산은 투자 유치 및 경영 관리를 강화해 수익성과 가치를 높이기로 했다. 앞으로 비축, 도입 연계사업에 집중하고 신규투자는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대륙붕, 민간지원 등 정책적 필요성이 큰 경우만 허용한다.
광물공사는 해외자원개발 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며 민간에 대한 지원기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한다.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광물비축 및 광물산업 지원기능을 유관기관과 통합하는 방안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공기업들은 자체 계획에 따라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착실히 추진하되, 매각시기는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조절하기로 했다. 가급적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우선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기업 체질개선에도 무게가 실린다. 공기업들이 상시적인 자산 구조조정과 지속적 관리 강화로 향후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치 않도록 공기업 체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공기업별로 보유자산은 전략가치와 수익성을 기준으로 자산을 평가해 처리 방향을 결정한다. 보유자산은 관리 단위를 세분화해 비용과 수익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매각 대상 자산은 투명한 절차를 통해 매각가치를 극대화한다.
재무관리 대상을 공기업 본사에서 자회사까지 확대해 자회사 부실이 공기업 전체로 번지는 것을 방지한다. 동종기업과의 경영성과 비교 등 자회사 경영진에 대한 평가를 강화한다. 투자사업 이력관리, 자원개발 전문직위제 도입 등으로 공기업 임직원 전문성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민간의 해외자원개발 투자 활성화에도 역점을 뒀다. 정부∙공기업 동반지원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민간 자원개발 기업 육성에 나선다. 공기업 기술, 인력, 신용도를 활용해 민간기업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공기업 해외자산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민간기업 기술∙인력 양상을 지원한다.
민간 수요가 많은 성공불 융자 사업과 세제지원 연장 등에 대해 관계부처와 조율할 예정이다. 또 민간, 학계, 연구계, 공기업, 관계부처 등이 모두 참여하는 해외자원개발 민∙관 합동 전략회의를 구성한다. 정책 수립, 프로젝트 발굴, 자원외교 의제 발굴, 정보교류 등 자원개발 사업 전반에 대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한다.
정부는 자원개발 개선방안의 철저한 이행을 위해 각 공기업별로 이행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구조조정 이행점검위원회 등을 통해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개선방안 시행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국가 자원개발 역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구조조정과 저유가로 인한 투자위축 등으로 국가 전체 자원개발 규모는 내년까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2018년 이후부터 국가 전체 자원개발 규모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가스 자원개발 물량은 지난해 55만7000b/d(일간 배럴생산량)에서 내년 53만4000b/d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2019년엔 59만b/d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구조조정 노력에 따라 자원개발 공기업들의 재무구조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자원개발 공기업 내실화와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해 국가 전체의 자원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데 힘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저유가 시기가 해외자원개발 투자 확대 적기라는 의견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우선 내실을 다지며 더 큰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며 “이 과정을 통해 자원개발 양적 확대와 역량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