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방어주, 배당주 각광 받아

상반기 국내 증시는 중국 증시 급락, 미국 금리 인상 이슈,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불확실성 탓에 경기 방어주와 같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식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더불어 배당주도 각광을 받으면서 이와 연결된 펀드들이 좋은 수익률을 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투자자들의 안전 추구 성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인해 글로벌 경제 상황이 바뀌고 있고 유동성 환경 역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며 “향후 새로운 균형을 찾을 때까지 일정 부분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 방어주 상반기 상승률 높아


상반기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경기 방어주로 분류되는 제약·바이오, 유틸리티(전기·가스 관련 종목), 통신 업종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방어주는 경기 변동과는 상관없이 일정한 가격 수준을 유지하는 기업의 주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경기 방어주는 경기가 좋을 때 다른 주식 대비 크게 상승하진 않는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경기가 좋지 않을 때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의약품 업종은 22.01% 상승했다. 이는 전업종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의약품 업종 지수는 올해 첫거래일인 1월 4일 8478.27에 시작했다. 2월 12일 장중 연저점인 7857.66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상승 기조를 이어나가 6월 9일 장중 연고점인 11344.56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충격에 10000선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29일 기준 10446까지 반등하고 있다.

전기가스 업종도 15.84% 성장했다. 전기가스 업종 지수는 올해 첫거래일에 1425.20에 출발해 4월 27일 장중 연고점인 1762.76까지 올랐다. 특히 1월 중국 증시 폭락과 2월 글로벌 증시 도미노 급락 당시에도 견조한 모습을 연출했다. 대장주인 한국전력은 지속적인 주가 상승으로 지난 3월 현대차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통신 업종 역시 시장 변동성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통신 업종은 지난 2월 11일과 12일 종가 기준 코스피가 2.93%, 1.41%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0.07%, 2.03%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브렉시트로 증시가 3.09% 폭락한 6월 24일에도 1.36% 하락하는데 그쳤으며 이후 거래일에서 강한 반등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경기 방어주 투자가 주효할 것으로 보고있다. 하반기에도 대외 변수에 국내 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로써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본다"며 "경기 방어주와 배당주, 가치주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브렉시트 관련 우려가 남아 있는 기간 동안은 통신 업종 등 경기 방어주가 부각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 배당주 전성시대 열었다 

배당주는 올해 상반기 증권 시장의 핵심 단어였다. 박스피(코스피가 1800~2100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로 인해 성장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배당금을 통해 일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더불어 향후 주가 상승시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실제 배당주 관련 펀드 수익률이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는 지난 3년간 평균 수익률이 20.1%로 양호할 뿐만 아니라 연초 이후 다른 펀드들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은 기업의 이익 성장에 대한 확신이 강하지 않은 국면이어서 배당주 펀드 수익률 우위는 지속될 전망”이라 밝혔다.

올해 1분기에 현금 배당한 기업 수가 늘어 난 것도 배당주 투자 분위기를 돋우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12월 결산법인 중 현금 배당을 실시한 회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현금 배당을 한 기업은 973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개사가 늘었다. 실질 주주에게 지급한 총배당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조357억원(26.2%) 증가한 19조4593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도 배당주 투자는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상장사의 배당금 지급액이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이미 코스피 배당수익률과 국고채 수익률이 역전됐다”며 "브렉시트,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선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배당소득 증대세제 등 정부의 배당확대정책과 연기금 의결권 강화 등에 힘입어 기업의 배당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도 배당주 투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시장의 하방 변동성이 확대돼 저가 매수 가능성이 열렸다”며 “기존의 낙폭과대 경기민감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실적성장, 고배당, 밸류에이션 매력을 갖춘 ‘퀄리티 주식(Quality Stock)으로 교체해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외 불확실성 탓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졌다. / 사진=뉴스1
대외 불확실성 탓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졌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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