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지연 여부, 일본 통화 정책 등 주목…브렉시트 영향 여전히 경계해야
지난 밤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반등하면서 브렉시트 공포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아시아 증시도 상승 마감하며 지난주 금요일 브렉시트 탓에 떨어진 주가를 만회하고 있다. 급락하던 파운드화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강세를 보였던 유로화와 엔화 역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국내 증시도 브렉시트 이후 지속적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한국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하면서 추가적인 지수 상승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브렉시트 영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내달 미국 금리인상 지연 여부, 일본 통화 정책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 브렉시트 공포 극복하는 미국과 유럽 증시·환시
28일(현지 시각) 해외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23일과 다음 거래일인 27일 폭락한 모습을 보인 이후 처음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6%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8%, 2.1% 올랐다.
같은 날 유럽 증시도 하락세를 접고 반등했다. 영국 런던 증시 FTSE100 지수는 2.6% 상승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도 2.1% 올랐다. 런던 증시는 브렉시트 투표 전인 이달 중순 지수를 회복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지수와 프랑스 파리 CAC 지수도 각각 1.9%, 2.6% 뛰었다.
브렉시트 개표부터 폭락세를 보이던 파운드화도 하락을 멈췄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29일(한국 시각) 오전 8시 15분 전달 대비 0.18%오른 파운드당 1.334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 가치도 달러 대비 0.01% 상승해 1유로당 1.1076달러를 보이고 있다. 1달러당 100엔 밑으로 떨어졌던 엔화 가치 역시 상승을 멈추고 달러당 103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각국의 추가 부양책과 글로벌 정책 공조 기대감, 영국 국민들의 브렉시트 재투표 청원 등으로 브렉시트 관련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또 미국 경제지표 호조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 아시아 증시 유동성 공급 소식에 일제히 상승
아시아 증시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9.37포인트(0.49%) 오른 1936.22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1573억원, 1668억원어치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29일 코스피도 10.09포인트(0.52%)오른 상황에서 장을 시작했다.
브렉시트 투표 개표일에 7% 가량 하락했던 일본 증시도 회복세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0.09% 오른 15323.1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전날보다 0.59% 상승한 2912.56에 거래를 마쳤고 선전종합지수는 1.22% 오른 1970.38에 장을 종료했다.
증권업계에선 브렉시트 공포가 완화됨과 동시에 각국 정부의 추경 등 긍정적인 요소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브렉시트와 기업 구조조정으로 하반기 성장·고용 위축 우려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전날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올 하반기에 10조원 수준의 추경을 포함해 20조원대의 재정 보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은행(BOJ)도 약 5조~10조엔(약 58조~116조원) 규모 유동성 공급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브렉시트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보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브렉시트가 예상치 못한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금융시장이 얼마나 빨리 안정을 되찾을 지, 실물 부문으로 충격파의 전이가 이뤄지는 지, 그리고 각국의 정책 공조 수준은 어떤 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 금리 인상 지연 여부, 일본의 통화 정책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와 같은 글로벌 동반 금융 불안은 미국 금리 인상 시기 연기를 자극할 수 있다”며 “글로벌 공조를 통한 브렉시트 불안완화와 미국 금리 인상 지연이 맞물릴 경우 하반기 신흥 시장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본 통화 정책도 유심히 봐야한다”며 “일본은 엔저 기조를 유지하다 이번 브렉시트로 엔고 상황이 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7월 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지난 5월과 6월처럼 시장 기대와 달리 금리 인하 카드가 나오지 않을 경우 코스피가 하락하는 시나리오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