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태양광 패널 업체 합병, 닛산 전력관리 업체와 협력
완성차 업체가 최근 전력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가 친환경 미래차 시장 주요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용 충전소 확보가 시장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는 전세계 모든 나라에 테슬라 전용 급속 충전기(슈퍼차저)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지난해 5월 ESS 사업인 테슬라 에너지를 출범하고 지난 21일 태양광 패널 설치 업체 쏠라시티를 합병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이같은 행보에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위해 정보통신(IT) 기업과 협업을 추진했던 완성차 업체들도 전력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 자동차 회사 닛산은 영국 전력관리업체인 이튼 코퍼레이션과 협력해 오는 9월부터 가정용 ESS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독일 자동차 회사 다임러와 미국 자동차 회사 GM도 ESS 사업을 시작했다.
다만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수준이다. 국내는 완성차 업체가 주도하는 ESS 사업보단 정부 주도의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에너지신산업 육성 대책에 따르면 2020년 20만대 목표에 맞춰 구축하겠다고 밝힌 충전소 1400기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가 빠진 채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전기차 충전소 구축 등 ESS 사업은 효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산업협의회를 구축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지만 완성차 업체와 업무협약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26일 테슬라 채용공고 홈페이지에 국내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관한 내용을 명시했다”며 “모델 3는 보급형 모델이라 충전 시 비용을 지불해야하지만 테슬라 차량 소유자는 전용 충전소를 이용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급속 충전기는 테슬라에서 생산한 전기차 전용으로 30분이 소요되는 1회 충전으로 전체 용량의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미국엔 올해 4월 기준 약 612개가 설치돼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충전 인프라 자체가 주된 수입원이 될 것이라 예측하고 중국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 유니콤과 제휴해 400개 충전소를 짓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완성차 업체들이 ESS 사업에 뛰어들면 전기차 충전기 등으로 활용 영역이 넓어질 것”이라며 “현재까지 전기차 충전사업에 뛰어든 완성차 업체는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제주스마트그리드협동조합 등과 출자해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를 구축한 현대차가 유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