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일요일에 자본시장 점검 비상회의 열어
브렉시트 후폭풍이 주말에도 계속되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점검 비상회의 자리에서 브렉시트를 정치적 사건으로 규정하고 보다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자본시장 점검 비상회의에서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자본시장 현황과 앞으로의 대응방향에 대한 논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임 위원장은 브렉시트 쇼크와 관련해 “브렉시트는 정치적인 사건으로 금융이나 재정의 직접적인 부실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불안해하기보다는 차분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회의의 공식명칭은 ‘영국 국민투표 결과에 따른 자본시장 유관기관 비상점검회의’였다. 임 위원장은 “국민투표 결과가 나왔다고 당장 EU 탈퇴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탈퇴 조건 협의, 회원국 동의 등의 절차를 거쳐 최소 2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인 대응방안 모색을 주문했다.
특히 그는 “경상수지도 5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국내 은행들도 충분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정부 부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5.9% 수준으로 주요국 대비 충분한 정책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임 위원장은 세계 경제사에서 브렉시트가 가진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렉시트 결과는 냉전 종식 이후 통합과 개방의 기치 아래 일관되게 진행돼 온 글로벌 경제·금융 질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며 “국제적으로 글로벌 경제‧금융 질서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 변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임 위원장을 비롯해 이동엽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정지원 증권금융 사장,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