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하수처리 시설 파이프 등 부품산업 성장 여력 여전
국내 물 산업이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하수처리 시설과 수처리 시설에 필요한 부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물에 대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물 산업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국내 물 시장은 지난해 기준 97억달러 수준에서 2018년 106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물산업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물 산업은 크게 ▲상수 및 하수도망 ▲부품 및 소재 ▲담수화 산업으로 나뉜다. 이 중 국내 물 시장의 성장을 이끌 동력은 하수처리 시설과 파이프 등 부품 사업이다.
상수처리 시설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18억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국내 상수보급률은 99%로 전남, 강원 등을 제외하면 이 수치가 97~100%에 이르기 때문이다.
담수화 산업도 국내에서 본격 성장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부산 기장에 있는 하루 4만5000톤 규모 담수화 플랜트가 국내에서 유일한 대규모 담수화 시설이다. 대구 등 물 부족이 있는 지역에서 해수담수화 플랜트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로 지정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대규모 담수화 플랜트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상수처리 시설과 담수화에 대한 국내 수요는 크지 않은 반면 하수처리 시설 시장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하수처리 시장 규모는 34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입은행은 이 시장이 2018년에 38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사들이 주로 하수처리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GS건설은 경기 오산 하수처리시설, 제주 고도하수처리시설 등을 완공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익형민자사업(BTO)으로 경기 용인과 인천 송도에서 하수처리 시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코오롱건설도 2014년 경남 거제와 경기 연천에 하수처리시설 완공한 바 있다.
파이프, 펌프 등 수처리시설에 사용되는 부품 시장도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부품 시장 규모는 24억7200만달러다. 수출입은행은 부품 시장이 2018년 28억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품목 별로 살펴보면 파이프 부문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8200만달러에서 2018년 5억1960만달러로, 펌프 부문은 2억8820만달러에서 3억1770만달러까지 뛸 전망이다.
시간이 갈수록 물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심해질 것이란 것도 국내 물산업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12년 발표한 전국유역조사보고서 따르면 국내 연평균 강수량은 연간 1281㎜다. 이는 세계 평균의 1.6배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1인당 연강수총량은 세계 평균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인구 밀도가 높은 탓이다.
국제연합(UN) 산하 기관인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국내 인구가 5200만명으로 늘어날 경우 1인당 가용수자원량 1453㎥에서 1340㎥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PA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대표적인 물부족 국가다.
전문가들은 인구가 늘고 산업이 발전할 수록 물 수요는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물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 주도 아래 원활한 수자원 관리와 물 공급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계가 미래 먹거리인 물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안현 수출입은행 산업투자실 연구원은 “물 산업은 가격보다는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분야”라며 “물 산업에서도 민영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국내 업계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