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주민총회서 재건축여부 결정…“SH공사가 지으면 집값 떨어진다" 일부 주민 반대가 변수
재난위험시설물 D등급 판정을 받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강남아파트의 향배가 오는 25일 결정된다. 준공 42년 만에 누더기 옷을 벗고 새 아파트로 변신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1일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재건축정비조합은 오는 25일 주민총회를 열고 SH공사를 시공사로 한 재건축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번 SH공사와 강남아파트 간 맞선은 서울시가 주선했다.
강남아파트는 재건축을 추진해 온 지난 십수 년 간 유난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7년 시공사로 선정된 금호산업과 2009년 선정된 남광토건은 선정 직후 모두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후 2011년 SK건설을 세 번째 시공사로 선정하면서 역세권 장기전세 임대주택(시프트) 기준을 적용받아 종전에 250%였던 용적률을 399%로 올리며 사업성을 끌어올렸다. 그러다 사업이 장기간 지체되면서 조합원의 손실이 불어나자 조합원 간 갈등이 심화됐고 사업은 표류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타산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더이상 이곳 시공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됐다.
그사이 외벽이 심하게 갈라지고 부식이 더욱 심해지면서 안전상의 문제가 제기됐다. 장마가 시작되면 콘크리트는 더 잘 떨어져나가 일부는 건물내부 철근이 보이는 정도에 이르렀다. 단지 내 쓰레기 더미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진동했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이 방문하며 안전상황을 점검하는 듯 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민간 건설업체가 등을 돌리자 서울시는 안전상의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 SH공사가 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SH공사가 강남아파트 재건축에 참여를 할지 여부와 사업방식은 어떻게 될지 등이 이번주에 결정나는 것이다.
문제는 일부 조합원이다. 상당수 조합원은 수년 만에 찾아온 재건축 기회이니만큼 SH공사가 사업을 진취적으로 추진하기를 원하지만, 일부는 이번 재건축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가 SH공사라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서울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조합장 등 사무소 측은 적극 찬성하지만 일부 조합원은 SH공사가 지으면 집 값이 떨어진다며 여전히 래미안이나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재산이 아니니 시 예산을 투입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안전상의 문제를 시나 자치구 모두 간과해서도 안된다. 그런데 주민동의가 없으면 SH공사를 통한 재건축이 어려우니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할소관인 관악구 측도 이번 기회에 해묵은 과제가 이참에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현재 200세대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안전상의 우려가 있어서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건물관리 자체는 소유자가 하는 게 맞지만 건물외벽 탈락으로 인한 사고위험이 있는 부분은 구청에서 예산을 들여 안전 휀스를 설치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재건축 진행 절차 가운데 사업시행인가까지 통과한 만큼 빠른 시간내에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합사무소 측 관계자는 “조합원 전체의 2/3의 동의를 받아야 사업이 추진되는데 그정도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