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대환영…명명백백 밝혀달라"…주총은 '신동빈 승리' 전망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두 아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뉴스1

 

검찰 수사가 일본 계열사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며 오는 25일로 예정된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결과를 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일단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일본 계열사로의 수사 확대에 환영 입장을 보였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조재빈ㆍ손영배 부장검사)은 롯데케미칼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롯데케미칼이 일본 계열사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마련한 통행세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6일 "필요하면 (일본과의 사법공조를) 활용할 계획"이라며 "(롯데케미칼 측의) 자료 제출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사실상 일본 계열사로의 수사 확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이 일본 계열사와 한국 계열사 간 거래 내역을 들어다보게 될 경우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검찰 수사를 명분으로 신동빈(61) 회장 축출을 시도 중인 신 전 부회장에게도 타격이 예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은 현재 롯데 총수일가 중 유일하게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한 각종 검찰 수사 선상에서 제외돼 있다.

검찰은 일단 신 전 부회장을 수사 선상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5일 "압수수색 에서 신 전 부회장 관련한 자료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지난해 10월 기자회견에서 "일본 롯데홀딩스를 관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한국 롯데 성장에 필요한 자본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자금 지원에 관여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에 빌려준 금액에 대해선 신 전 부회장과 롯데 측의 주장 금액에 큰 차이가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4억 달러를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반면, 롯데 측은 "문서로 확인한 금액은 1억 달러였다"고 맞서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일본과의 사법 공조를 통한 일본 계열사 수사에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 조문현 변호사는 "대환영"이라며 "명명백백하게 밝히길 원한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신 전 부회장이 해당 거래에 직접 관여할 때는 신격호(95) 총괄회장 지시에 따라 일본 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을 위해 들어간 것이며 이 과정에 불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이자율이 싸니까 그렇게 운영하라고 해서 시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회사 간 거래에 한국·홍콩 회사들이 끼어들 이유는 없었다"며 이 같은 과정은 신 전 부회장과 무관하게 신 회장과 일본인 경영진들이 관여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재계 일각에선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그룹에서 쫓겨나기 이전 한국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였던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총수일가로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이었으면서 현 검찰 수사를 문제 삼으며 경영권 분쟁을 야기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이에 조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한국 사업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다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기에 세심히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수창 변호사는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이었다"며 "등기이사였지만 한국 비즈니스에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을 그대로 둔 채 신 회장에 대한서만 해임안을 제출한 것에 대한 비판에도 답을 내놓았다. 그는 경영권 분쟁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신 총괄회장 지지'를 여론전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은 2007~2008년경부터 사실상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된 사안은 전적으로 신 회장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조 변호사는 "2007년 이전에 있었던 사건들은 신 총괄회장이 책임져야 할 문제인 건 맞다"면서도 그 이후 사건은 신 회장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에선 신 총괄회장 정신이 멀쩡하고 지금도 얼마든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하면서 책임 시점을 2007년으로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롯데홀딩스 사옥 현판. / 사진=시사비즈

 


현재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오는 25일 예정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신 회장 측의 승리가 전망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검찰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미 출장을 마친 직후 귀국하는 대신 일본에 들러 주총을 끝낸 후 한국에 돌아오겠다는 입장을 지난 14일 미국에서 한국 취재진에게 밝힌 바 있다. 신 회장은 당시 주총 결과에 대해서도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주총 결과의 향배를 좌우할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접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변호사는 "(의결권을 행사하는)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이 위임장으로 표결에 참여하고 주주총회에는 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 전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라도 설득에 들어갈 경우 넘어올 수 있으니까 롯데 측이 아예 출석을 안 시킬 것 같다"며 "우리로서도 접촉할 방법이 없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종업원지주회를 만나지 못하게 하니 내가 죽을 때까지 이 싸움을 하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설득하지 못하면 끝까지 가겠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조 변호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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