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점사업운영권 의혹 커져…그 사이 메가박스 성장 두드러져
롯데시네마가 매점사업운영권 의혹으로 검찰수사 한가운데 놓이면서 설립 이래 최대위기에 처했다. 검찰수사 방향에 따라 더 큰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크다. 이 와중에 업계 3위 메가박스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며 롯데시네마를 맹렬히 추격하는 모양새다.
롯데시네마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에는 매점사업운영권이 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 몇 년 간 매점사업운영권을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에 맡겼다. 모두 총수일가의 일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업체들이다.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소유 회사다. 유원실업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부인 서미경 씨와 그의 딸 신유미 씨가 100% 지분을 보유했다.
롯데시네마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이미 지난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적발된 바 있다. 당시 롯데시네마 측은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의 매점 사업권을 회수했었다. 유원실업과의 계약은 지난해 2월에야 해지했다. 이번 검찰 수사의 핵심은 매점사업 독점 경위와 비자금 조성, 배임 여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롯데쇼핑의 시네마사업본부를 집중 수색했다. 의혹 중 하나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롯데시네마 입장에서는 설립 이래 최대악재에 노출되는 셈이다.
롯데시네마는 롯데쇼핑 내 일개 사업부문으로 있어 재무구조도 베일에 쌓여왔다. 검찰 수사가 이 부분까지 겨냥할지 여부도 주목대상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시네마 의혹 관련 변호를 국내최대 로펌 중 하나인 태평양에 맡겼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올해 롯데그룹이 롯데쇼핑 산하 ‘시네마사업본부’를 별도법인으로 독립시킬 거란 관측이 있어왔다. 사실상 CJ E&M 모델을 따르리라는 전망이다.
CJ그룹은 지난 2010년 9월 CJ오쇼핑의 미디어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오미디어홀딩스를 설립했다. 오미디어홀딩스는 그로부터 한 달 후 코스닥에 상장됐다가 이듬해 1월 지금의 CJ E&M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하지만 롯데시네마 법인 독립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검찰수사로 인해 여러 건의 인수합병과 호텔롯데 상장이 동시 무산되면서 그룹 내부에 이를 추진할만한 동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사이 제이콘텐트리로 경영권이 넘어간 업계 3위 메가박스가 롯데시네마를 맹렬히 추격하는 모양새다. 특히 메가박스 직영점 증가가 두드러진다. 메가박스는 지난 5월에만 1000석이 넘는 대형관을 2개나 신설했다. 하반기 신세계 복합쇼핑몰에 연이어 들어서는 상영관도 고수익을 가져올 전망이다. 메가박스와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었다.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의 선전도 눈에 띈다. 지난 1분기 플러스엠은 셜록 홈즈, 동주, 런던해즈폴른 등을 배급해 국내배급사 순위 3위에 올랐다. 반면 롯데의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점유율이 크게 떨어져 업계 하위권으로 밀렸다.
제이콘텐트리의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18억원, 12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014년보다 597%나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역시 메가박스 덕이라고 보는 눈이 많다. 실제 메가박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7.8%였다. JTBC가 선전한 방송부문 영업이익률(14.7%)을 넘어선 수치다.
위기에 봉착한 롯데시네마와 달리 메가박스의 올해 전망도 밝은 편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가박스 플러스엠은 지난해 조직 정비를 끝내고 올해부터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국가대표2를 비롯한 기대작의 배급이 이어질 전망이다”라며 “상영관 사업도 안정적으로 15% 전후의 고마진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