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견상 실적 양호…부품값 하락 등 외부요인 덕이라 지속성은 의문

LG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며 최악의 상황을 모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스스로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 사진=LG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며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적 상당 부분을 외부 요소에 기대고 있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1분기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LG전자는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 LG전자가 1분기보다 좋은 실적을 낼 것이란 건 시장에선 기정사실이다.

이처럼 좋은 실적이 예상되지만 여기엔 외부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LG전자 호실적은 TV, 가전 부문이 견인하고 있다. TV부문 실적 상당 부분이 재료가 되는 LCD 패널 가격이 떨어진 것에 기인한다. 쉽게 말해 식당에서 음식 값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고기 등 재료값이 떨어지면 주인이 더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시장조사전문기관 IHS에 따르면 LCD패널가격은 지난 1분기 바닥을 치다가 4월에 접어들며 반등하고 있다. 4월 LCD패널 값은 3월에 비해 1.9% 상승했는데 LCD패널 값이 오른 것은 2015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덕분에 LG디스플레이 등 패널 업계는 웃고 있지만 이를 재료로 제품을 생산하는 셋트업체는 실적저하가 불가피하다. LG전자는 미리 싼 가격에 확보해 놓은 LCD패널로 2분기까진 무난히 호실적을 기록하겠지만 패널 가격이 반등하는 흐름을 감안하면 시간이 갈수록 마진이 줄 수밖에 없다.

TV외 가전 역시 철강가격 하락으로 인한 덕을 보고 있다. LCD패널과 마찬가지로 철강가격이 반등하면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MC사업본부가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가전 부문 마진마저 빠지면 타격이 크다. 결국 LG전자가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프리미엄 전략 및 제품 기술 차별화 전략이 시급하다.

반도체 업계 불황속에 2분기 암울한 실적이 예상되던 SK하이닉스는 최근 들어 예상보단 무난한 실적을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두 가지 요인은 환율과 중국이다. 원 달러 환율이 불길한 움직임을 보이다 다시 달러강세 기조로 돌아섰다. 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신제품을 대거 쏟아내면서 반도체 수급상황이 나아진 것이 SK하이닉스 실적 악화를 막는 일등공신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D램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 환율과 중국 효과를 언제까지 누릴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D램 시장 불황속에서도 독보적인 V-NAND 기술로 안정적 실적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와 같이 기술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불황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SK하이닉스와 경쟁사의 기술 격차가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냉정하게 봤을 때 SK하이닉스 실적이 확실히 바닥을 쳤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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