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신병처리 염두 행보 분석…'김앤장' 초호화 변호인단 구성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14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 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에서 팀만 액시올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롯데케미칼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현지시간 14일 오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액시올(Axiall)과의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 직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국내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모든 회사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을 들러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후에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아직 롯데홀딩스 주총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6월말 경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난 직후 곧바로 귀국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에서 남은 일정을 소화한 후 일본에 갈 예정이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총 결과에 대해선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자신했다. 현재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검찰 수사를 이유로 신 회장에 대한 이사직 해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려놓은 상태다. 롯데홀딩스는 한국·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회사로,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신 회장은 또 철회서를 제출한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선 "무기한 연기가 아니다. 다시 준비해 연말까지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은 국회에서 국민과 약속한 사항"이라며 "꼭 지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북미 출장 중인 신 회장이 취재진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 입장을 밝힌 것은 향후 신병처리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직접 귀국하지 않고 월말까지 일본에 머무른다는 입장을 밝히며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도주우려'는 '증거인멸 우려'와 함께 구속 영장 발부 여부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요소이다.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 현재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을 주축으로 초대형 변호인단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재직시절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린 차동민(56·사법연수원 13기) 전 서울고검장이 변호인단을 이끈다. 송광수(66·연수원 3기) 전 검찰총장과 천성관(58·연수원 12기) 전 서울중앙지검장도 직간접적으로 롯데 변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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