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SCI 선진국 지수 관찰 대상국 편입 여부, 일본 통화정책 결과도 눈여겨 봐야
지난주 코스피는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세에 힘입어 9일 장중 연고점(2035.27)을 찍는 등 강세장을 보였다.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2분기 실적 기대가 큰 삼성전자 등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14~15일(현지 시각)로 다가왔다. 15일 발표하는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편입 여부도 주목된다.
◇ 6월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여부
전문가들은 6월 미국 기준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5월 미국 고용 지표 등이 연준이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까닭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은 “지난번 발표된 고용 지표 등이 연준이 제시한 기준에 미달하면서 금리 인상 명분이 줄었다”며 “기준 금리를 인상할 땐 무게감이 중요한데 기자 회견이 없는 7월보다는 9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이 미국 금리 인상 확률을 지나치게 낮게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연준 위원들의 의견은 분분한 상황인데 시장에선 금리 확률을 과도하게 낮게 본다"며 "이는 국내 증시의 잠재 리스크로 누적돼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말했다.
국내 증시 움직임에 대해선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되는 시기 이전까지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FOMC에 대한 관망세에 힘이 실리면서 주가 상승 속도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며 "불확실성은 이번 FOMC 이후에 완화될 전망"이라 분석했다.
이달 FOMC 회의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16일 새벽 나올 예정이다.
◇ “중국 A주 글로벌 지수 편입 여부 촉각”
15일 발표되는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편입 여부와 한국의 선진국(DM) 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여부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칠 이벤트다.
중국 A주는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 전용 주식이다. 외국인은 적격외국인투자자 자격을 갖춘 기관투자자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는 FTSE지수와 함께 세계 양대 주가지수로 꼽힌다.
MSCI는 2013년 6월 중국 A주 시장을 EM지수 예비 리스트에 넣었다가 2014년 3월 최초 5% 편입 후 단계적으로 비중 확대를 추진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연례 국가 리뷰에서 투자 한도 배분, 자본 이동 제한, 실질 소유주 관련 문제 등 시장 접근성에 제약이 있다는 이유로 EM 편입을 보류했다.
중국 A주가 이번에 EM 지수에 편입될 경우 애초 로드맵대로 100% 편입이 아닌 부분 편입(5%)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지수 편입이 자산 리밸런싱에 실제 적용되는 것은 내년 5월부터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말 중국 정부가 자발적 거래정지에 대한 제도 개선안을 내놓음에 따라 편입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도 "당국이 해외시장 파생상품 심사제도를 유지하겠다고 언급한 데다 당일 기자회견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 추가 편입은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나온 MSCI 보고서를 보면 반경쟁 조항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슈가 산재한다"며 추가 편입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내다봤다.
중국 A주가 5% 부분 편입되면 EM 지수 내에서 중국과 경합 관계인 한국 비중은 15.2%에서 14.9%로 0.4%포인트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 규모는 1조6000억∼1조8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한다"며 "지난해 11월과 같은 수준으로 한국 비중이 0.4%포인트 낮아지면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7500억∼84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 한국 MSCI 선진국 지수 관찰 대상국 편입 여부, 일본 통화정책 결과도 주목
15일 한국의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여부도 함께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2008∼2014년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후보(관찰대상국)에 올랐으나 요구 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선진지수에 들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관찰대상국에서도 제외됐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 투자자 통합계좌 도입, 주식·외환시장 30분 연장 등 선진지수 편입 환경을 조성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며 공을 들여왔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선진 주식시장으로 인정받게 돼 유동 자금이 더 들어올 수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15~16일 열리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도 눈여겨볼 이벤트다. 미국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심적 부담이 줄어든 일본은행이 한국은행과 마찬가지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강력한 완화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더라도 실물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경계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강력한 부양 의지를 내비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내수부진으로 불황형 흑자를 보이는 일본 경기가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 회의 후 엔화 약세가 재개될 수 있어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업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