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동탄‧위례‧김포한강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지구와 부산 약세 예상
올해 초 얼어붙는 듯 하던 주택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분양시장 청약율은 여전히 수십대 1을 웃돈다. 강남과 송파 등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 아파트들은 석달 새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지난해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했던 2018년 집값 급락론과는 시장이 다르게 전개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기준금리가 사상최저인 1.25%까지 떨어지자 부동산업계는 반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 투자나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갭투자가 더욱 성행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따라 시장이 2018년 집값 조정론과는 다소 거리가 멀게 전개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일시적 현상일 뿐, 2018년 주택시장을 지금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을 움직이는 변수는 경기, 수급, 인구구조, 금리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변수는 수요 공급이라고 말한다. 현재 금리인하 등의 긍정적 요소를 차치하더라도 2018년 즈음에는 공급물량이 과도하게 많기 때문에 가격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전문가 네 명 가운데 지금과 같은 집값 상승세를 기대한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전국에서 주택분양만 52만호를, 인허가는 76만호를 했는데 이는 직전해 대비 각각 50% 가량 늘어난 많은 물량”이라며 “가격급락이라는 표현은 굉장히 위험하지만 분양물량의 입주시기인 2018년에는 집값 조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위례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와 같은 택지지구개발 물량이 많은 지역과, 지난해 분양물량이 많았던 부산과 경상도 권역은 하락조정이 있겠지만 서울은 아직 주택보급률이 100%가 안되기 때문에 2018년에도 가격 조정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도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지방의 경우 2~3년 전부터 분양물량이 늘면서 최근 입주를 시작했다”며 “이 때문에 대구의 경우 이미 올 초부터 가격 하락 조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분양은 전국적으로 많았지만 특히 수도권에 몰려있었고 이들 공급물량의 입주시기가 2018년 즈음이기 때문에 가격하락이 있을 것”이라며 “동탄과 같은 대규모 택지지구에서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금리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각종 여건이 긍정적이지만 2018년 집값 상승으로까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인하는 상가,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 선호현상으로 확대될 뿐, 지금과 같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은 상승도 하락도 아닌 이상적인 상태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센터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에는 아직까진 2018년 집값 하락이라는 시나리오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며 “특히 최근 금리가 인하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구매예정자들의 분양욕구를 끌어내 구매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는 거래가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본다. 시장에서는 급락도 급등도 없는 상태를 이상적으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일본과 같은 폭락이 없이 2018년 즈음엔 안정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