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5만톤 정수 가능한 양…“중동 시장 발판 삼는다”
LG화학이 오만 해수담수화 플랜트 업체와 대규모 수처리 필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의 필터 기술경쟁력이 이번 수주에 큰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중동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13일 LG화학은 오만 해수담수화 플랜트업체인 소하르SWRO(Sohar SWRO)와 2017년까지 오만 소하르(Sohar)에 건설하는 해수담수화공장에 역삼투압(RO·Reverse Osmosis) 필터를 단독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역삼투압 필터는 농도가 높은 해수에 높은 압력을 가해 반투막을 통해 물 분자만 농도가 낮은 쪽으로 통과시킨다. 이런 과정을 거친 물은 가정용·산업용 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LG화학은 내년 말까지 약 2만개 이상 해수담수화용 수처리 필터를 소하르SWRO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하루에 담수 25만톤을 생산하는 양으로 약 80만명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LG화학이 보유한 수처리 필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아랍에미레이트(UAE), 이란 등 중동 내 다른 국가와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LG화학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고분자 합성 기술 등을 적용해 기존 제품과 비교해 역삼투압 성능을 최대 30% 끌어올렸다. 염분 제거율도 99.8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LG화학은 지난해 9월 충북 청주 공장을 가동한지 8개월 만에 중동, 유럽, 북미 등에서 잇달아 대규모 수주를 했다. LG화학은 19개 국가에 수처리 역삼투압 필터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2014년 미국 해수담수화 필터회사 나노H20(NanoH20)를 인수하고 수처리사업을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은 400억원을 투자해 청주공장 2호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LG화학은 이 공장을 올해 말부터 가동해 수처리 필터 생산 규모를 3배까지 늘릴 예정이다.
회사 측은 중동, 유럽 등 전 세계 12개 국가에 구축한 영업망을 17개국으로 확장해 산업용수용, 해수담수화용, 가정용 등 수처리 전 분야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미래 인류의 핵심 자원인 물산업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통해 주도권을 확보했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물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 물산업 리서치 기관인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WI)에 따르면 글로벌 수처리 역삼투압 필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5000억원에서 2020년 2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