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주총 판흔들기

 

롯데그룹의 경영권을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롯데그룹이 사정당국의 강도 높은 비자금 수사로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총수 자리를 놓고 다시 표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12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이달 말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주총에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미 지난달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달라고 롯데홀딩스에 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안건 상장 여부는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이를 거부할 명분과 이유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정식 안건으로 채택돼 주총 당일 표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두 차례의 주총 표 대결에서는 모두 신동빈 회장이 압승했다. 지난해 8월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건, 법과 원칙에 따르는 경영에 관한 방침 건이 15분 만에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올해 3월 6일 주총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자신의 이사 복귀와 신동빈 회장·다카유키 사장 이사 해임 건이 30분 만에 모두 부결됐다.

현재 신동빈 회장과 호텔롯데·롯데면세점·롯데마트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비자금, 면세점 입점 로비, 가습기 살균제 인명피해 등으로 동시에 수사를 받는 등 큰 위기에 직면해있다.

이에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 롯데 본사와 계열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발 빠르게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창업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이라는 중대성에 비춰 정기 주총에 앞서 롯데홀딩스 및 종업원 지주회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협의의 장을 설치하길 요구한다"며 주총 표 대결을 겨냥한 판 흔들기를 시작했다.

이에 검찰 수사와 함께 두 형제가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달 말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릴 정기 주주총회 안건과 표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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