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추경편성 정책조합…총수요 확대 정책 필요

분기 경제성장률 / 자료=한국은행

 

최근 경제지표들이 갈수록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요 침체로 경제 전반에 생산능력 과잉 상태가 지속되며 경제성장률 2%대가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에도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되는 경기 악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준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한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제성장은 투자와 민간소비 기여도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1.2%에서 4분기 0.7%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엔 0.5%를 기록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충격을 받았던 지난해 2분기(0.4%) 이후 최저치다.

 

경제 전반에 걸쳐 생산력이 하락하고 있다광공업(제조업)과 서비스업 부진 심화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전산업 생산 증가율은 0.8% 3(2.4%)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산업 생산 증가율은 올해 1 1.7%, 2 2.5%, 3 2.4%를 기록했다.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1 -2.2%에서 2 2.3%로 올랐지만 3 -0.6%, 4 -2.8%로 떨어졌다.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등 공급 물가가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1%를 하회하며 준디플레이션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준디플레이션이란 공급 물가가 마이너스를 보이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플러스 수준(0%)을 보이는 경우를 의미한다.

 

4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0.72%,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3.1%로 집계됐다.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7% 내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입물가 상승률은 올해 1 -6.3%, 2 -7.4%, 3 -7.6%, 4 -7.2% 등이다. 생산자물가도 3%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 -3.3%, 2 -3.4%, 3 -3.3%, 4 -3.1%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로 전월(1%)보다 하락했다. 올해 1 0.8%, 2 1.3%, 3 1.0%, 4 1.0% 2~4월 중 1%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달 들어 다시 1%선을 하회했다. 지난달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상승률도 1.6%로 전월(1.8%)보다 떨어졌고, 생활물가 상승률도 0.1%로 전월(0.5%)보다 하락했다.

 

설비투자 회복도 불확실한 모습이다. 대내외 수요 침체에 따른 과잉생산능력과 가동률 하락 등으로 설비투자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은 -2.7%로 나타났다. 1(-6.0%), 2(7.9%), 3(-7.4%)에 비해 감소폭은 축소됐지만 아직 반등에 대한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

 

제조업 고용불안 우려도 여전하다. 고용시장의 외형상 모습은 양호하지만 하반기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창출능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남아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실업률과 고용률은 각각 3.9% 60.3%로 전년동월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분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제조업 고용시장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

 

취업자수 증가분은 1월 전년동월 대비 339000명에서 4 252000명으로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수 증가분은 같은 기간 145000명에서 48000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경제 주체들의 부정적 시각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들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던 소비자∙기업 심리지수가 2분기 중 다시 악화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3월과 4월 기준치 100p를 상회했지만 지난달 99p로 하락했다.

 

기업심리도 이달 들어 악화되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94.8p로 하락했다. 전경련BSI는 1 93.2p, 2 86.3p, 3 98.3p, 4 95.7p, 5 102.3p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2분기 소비 부문은 정책효과로 인해 회복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소비지출 확대, 감세정책, 임시공휴일 지정 등 정책적 요인으로 소비 부진은 완화될 전망이다.

 

내구재 소비 증가세가 전체 소비 경기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구재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1 -2.3%에서 2 6.6%, 3 12.3%, 4 7.9%를 기록했다.

 

소비재수입액 증가율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 7.0%에서 2 -6.6%로 떨어졌지만 3 0.0%, 4 -1.7%를 기록한 이후 5월엔 5.8%로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건설투자도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건설기성액과 건설수주가 높은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어, 건설투자는 다른 수요 부문에 비해 견조한 모습이다.

 

4월 건설기성액 증가율은 전년동월 대비 16.2%로 전월(21.9%)에 이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민간 부문이 4 24.1%로 전체 건설 경기를 견인한 반면 공공 부문은 -3.7% 감소했다.

 

국제 유가 및 원자재가 약세 기저효과 축소에 따른 수출단가 증가세 전환으로 수출경기 반등 가능성도 점쳐진다. 수출증가율은 지난달까지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추세적으로 수출물량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수출단가 감소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최대시장인 대중국 수출 침체로 여전해 수출 경기 회복을 단언하긴 이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장기불황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내수 추가 침체를 방어하고, 수출에서 경기회복 계기를 모색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금리인하 및 추가경정예산의 정책조합과 같은 적극적인 총수요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민간 소비와 투자 진작을 유도할 수 있는 미시적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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