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기대감 높아져…장기적으로는 외형성장 부담감도 존재해
지난 몇 달간 120만~130만원을 맴돌던 삼성전자 주가가 모처럼 시원하게 올랐다. '나올 만한 악재는 다 나왔다'는 분위기에다 2분기 실적 기대감이 커진 것이 신호탄이었다. 다만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과 중국 기업 성장 등을 비춰봤을 때 주가 상승 동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8일 종가 기준 연중 최고가인 140만6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140만원대에 진입하기는 지난해 5월 4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 2~3개월 동안 120만~130만원을 횡보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31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5거래일만에 약 9% 상승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지난해 11월2일 203조7000억원 이후 7개월여 만에 200조원대를 회복했다.
증권업계는 2분기 삼성전자 실적 기대감이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8일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7 시리즈의 2분기 판매량은 1450만~1500만대로 상반기 안에 2500만대까지 찍을 것"이라며 "IM(IT·모바일) 부문 수익성은 2분기 연속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의 IM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2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5% 상승한 수치다.
이 외에도 유진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7조4520억원, 7조7900억원으로 영업이익 예상치를 상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도 가세해 당초 전망보다 13% 올린 7조7000억원까지 제시했다.
각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올렸다. 대신증권은 기존 162만원에서 171만원으로, IBK투자증권은 155만원에서 165만원으로 상향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 주가인 180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IM부문과 달리 반도체 사업 실적이 D램 가격 하락에 따라 전분기 수준에 머물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더불어 모바일, 반도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외형 성장이 제한된 것도 주가 재평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7650만대로 전분기보다 2.5% 주는 등 휴대폰 매출이 기존 추정치를 2.9% 하회하는 23조1000억원에 그칠 것"이라며 "외형성장이 동반되지 않는 수익성 개선은 주가 재평가에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HMC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이 전분기보다 상승하겠지만 매출은 줄 것으로 예상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중립과 140만원으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