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시장 트렌드인 준전세 확산 영향…시장 안정화는 아냐”

4월 주택유형별 전월세전환율 / 자료=한국감정원

 

 

4월 전국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이 최저점을 찍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화에 따른 수치 하락이 아니라 보증금이 높고 월세금이 낮은 '준전세' 계약형태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전국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전달 보다 0.1%포인트 하락한 4.9%로 집계됐다. 전월세전환율이 4%대에 진입한 것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11년 1월 이래 처음이다. 전국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지난해 1월 법정 상한선인 6.0%로 최고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연립·다세대주택은 7.3%, 단독주택 8.6%로 아파트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전세에 비해 월세 부담이 높고, 비율이 낮으면 부담도 줄어든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보면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서울보다 지방이 높았다. 수도권은 4.7%, 지방은 5.7%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4.5%로 가장 낮고 전남이 7.5%로 가장 높았다. 제주(5.8%→5.6%), 경북(6.1%→6.0%), 충남(6.5%→6.4%) 등은 전월 대비 하락했다. 

 

이처럼 지방의 전월세전환율이 수도권보다 높은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수도권보다 소득이 낮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월세를 못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월세전환율 산정시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파트를 포함, 다가구, 일반 주택등을 모두 포함한 전국 전체 주택 전월세전환율은 6.8%를 기록했다. 여전히 법정상한선을 넘어서 있지만 전월대비 0.1% 하락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전월과 동일한 6.3%, 지방은 전월(8.1%) 대비 떨어진 8.0%로 집계됐다. 지역별 주택종합 전월세전환율은 세종이 5.6%로 가장 낮고 경북은 10.1%로 가장 높았다. 서울은 6.0%로 집계됐다.

수치로 봤을 때에는 주택시장 전반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전문가들은 섣부른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월세전환율을 책정할 때 쓰이는 주택계약 형태 종류는 순월세, 준월세, 준전세가 있다. 그동안은 월세부담이 높은 순월세나 준월세가 주를 이뤘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월세전환율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준전세 계약이 늘었다. 과거 전세로 계약했던 매물이 준월세로 계약형태를 변경하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준전세는 준월세보다 보증금이 높고 월세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로 인해  전월세 전환율이 떨어져보이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결국은 다달이 월세를 내는 이들의 월세 평균 금액은 줄었지만 월세를 내는 가구수는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과거 전세 물건들이 계약 갱신 과정에서 보증금이 높고 월세가 낮은 이른바 준전세로 전환하면서 준전세 비중이 높아진 데 따라 전월세전환율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주거비 경감방안 대책안이 발표된 만큼 앞으로 주택 임대차 시장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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