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매 개선, 신차 효과 등 장기적으로 반등 여지 존재"

5월 판매량 증가에도 국내 완성차 업체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 사진=뉴스1

지난달 호실적을 낸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의 주가가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 선전하지 못하고 있고 7월 이후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소비 절벽 가능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중국 판매 개선, 신차 효과 등 장기적으로는 반등할 여지가 존재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회사들은 지난달 실적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6만827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늘어난 수치다. 소형 상용차인 포터가 9597대 팔렸다. 이어 쏘나타(8547대), 아반떼(8472대), 싼타페(7387대) 등이 판매를 주도했다. 해외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4% 늘어난 42만9080대를 팔았다. 미국, 유럽, 인도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기아자동차도 지난달 국내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0% 증가한 4만7614대를 팔았다. 쏘렌토가 7988대로 판매 1위였다. 카니발(5065대), K7(4667대)이 뒤를 이었다. 다만 신흥국 시장 수출이 감소하면서 해외 판매는 전년 대비 3.0% 감소한 19만5985대로 집계됐다.

쌍용자동차는 티볼리를 국내에서만 5490대 팔아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9191대, 수출 4091대 등 총 1만3282대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18.5% 증가했다. 수출은 같은 기간 대비 3.3% 줄었다.

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2일 종가 기준 현대차 주가는 13만8000원으로 연고점인 3월 30일 종가 15만9500원에서 떨어진 상태다. 지난달 저점인 13만1500원과 비교해서도 5%밖에 오르지 못했다. 기아차는 2일 4만6050원을 기록하며 4월 27일 5만300원 이후 하락세에 있다. 쌍용차는 전날 월간 최대 판매 발표에도 2일 주가가 1.57% 떨어졌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현대차를 각각 1214억원, 20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외국인이 446억원어치 순매수 했지만 기관인 94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쌍용차는 외국인과 기관이 14억원, 6억원어치를 누적 순매도 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가 부진은 실적 개선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탓이라 진단한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5월까지 현대차는 전년 10월부터 8개월 연속, 기아차는 전년 12월부터 6개월 연속 국내공장의 수출 판매볼륨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세를 지속했다”며 “수출 판매량의 축소는 글로벌 가동률의 하락을 의미하며 이는 2분기 실적 악화의 근거”라 밝혔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7월 이후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소비 절벽 가능성과 중형 세단 경쟁 강화에 따른 시장 점유율 축소로 내수 판매가 감소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경우 연결 손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공장 이익 축소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 최근 출시한 르노삼성의 SM6, 한국GM의 말리부는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의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스포츠유틸리차량(SUV)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짠 쌍용차는 정부 정책에 발목을 잡혔다. 신재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디젤 배기가스 규제 강화, 디젤차량의 환경부담금·경유 유류세 인상 정책 고려, 이산화탄소 배출량(연비) 규제 강화 등이 쌍용차의 위험 요소”라 밝혔다.

반면 반등 기대감도 있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올해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경쟁사들 대비 판매 강세를 보여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부진으로 인해 주가의 발목을 잡혀왔다”며 “중국 공장 판매량 반등으로 인해 투자심리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대차 역시 그 동안 미국 내 SUV 물량 부족으로 인해 고전해왔지만 미국 알라바마 공장에서 싼타페를 생산함에 따라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 덧붙였다.

쌍용차도 장기적으로는 기회 요인이 많다는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지난해 출시한 티볼리의 시장반응이 여전히 양호하다. 올해 3월 출시한 티볼리 에어의 신차효과도 긍정적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출시 예정인 렉스턴 후속 모델은 티볼리와 함께 쌍용차의 부활을 견인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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