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게임 한계 및 PC방 과금 논란은 해결과제

 

사진=게임트릭스
블리자드 신작 ‘오버워치’가 온라인게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출시 첫날 PC방 점유율 3위를 기록한데 이어, 이제는 2위에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버워치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4일 전 세계 동시 출시된 오버워치는 첫날부터 PC방 점유율 11.67%를 차지, 3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순위가 상승하다 지난 29일에는 17.5%를 기록하며 3위인 넥슨 ‘서든어택’을 4% 가까이 제치며 2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PC방 점유율 순위는 리그오브레전드가 부동의 1위를, 서든어택이 2위, FIFA온라인3가 3위를 오랜기간 동안 유지해 왔었다. 오버워치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3강 체제를 단숨에 무너뜨린 것이다.

덕분에 평균 4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던 리그오브레전드는 오버워치가 첫 선을 보인 24일 34%로 6% 이상 점유율이 떨어졌다. 이어 지난 29일에는 32%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불과 일주일전과 비교하면 8%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반면 오버워치와 비슷한 1인칭슈팅(FPS)장르인 서든어택은 15%대의 점유율에서 13%대로 떨어지는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비록 3위로 떨어졌지만 이정도면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골수 유저보다는 유행을 쫓아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많다보니 유저들 중 일부가 오버워치로 옮겨간 거 같다”며 “서든어택의 경우, 이미 10년이 넘은 게임으로 신규 유저보다는 골수 유저 위주의 게임으로 큰 타격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블리자드는 과거 스타크래프트로 한국에 PC방 창업 열풍을 몰고 온적이 있다. 덕분에 ‘프로게이머’라는 신종 직업도 탄생했다. 이후 한국은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이어 디아블로2까지 연달아 흥행시켰던 블리자드도 최근 스타크래프트2, 디아블로3를 출시하면서 그 위세가 점차 줄어들었다. 지난 2012년 출시된 디아블로3는 출시하자마자 PC방 점유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콘텐츠 소비 속도를 업데이트가 따라 잡지 못하고, 서버 불안정 등 여러 문제가 터지면서 현재는 PC방 점유율 1.7%로 8위에 머물고 있다.

이번 오버워치는 블리자드가 18년만에 새로운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한 게임이다. 기존 블리자드 특유의 진중함을 벗어나 밝고 가벼운 느낌을 담고 있다. 덕분에 10대와 20대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는 ‘오버워치 페스티벌’ 관객 대부분이 10대와 20대였다. 블리자드는 또 게임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별 에피소드를 3D 애니메션으로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각각의 영상들은 현재 조회수 70만이상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노력때문인지 기자가 주말동안 서울 시내 PC방을 돌아다녀 본 결과, 대부분 10대 청소년들이 오버워치를 즐기고 있었다. 서울시내에서 PC방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과거에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기던 어린 학생들이 최근에는 오버워치를 많이 즐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버워치 이미지 / 사진=블리자드

물론 오버워치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릴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일단 오버워치는 패키지 게임이다. 블리자드 가맹 PC방에서는 게임을 이용할 수 있지만 집에서 즐기려면 최소 45000원을 지불하고 게임을 구매해야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서는 패키지 게임보다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고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부분유료화 전략이 더 성공적이라는게 업계 정설이다. 


아울러 장르적 한계도 있다. 오버워치의 기본 형태는 FPS다. FPS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게임으로, 오랜시간 플레이하는데 한계가 있다. 일각에서는 어지러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역할수행게임(RPG)의 경우, 오랜시간 플레이할 수록 레벨을 올리거나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 게임 이용자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FPS장르는 가볍게 즐기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한 게임당 이용시간도 평균 15분 내외로 짧은 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오버워치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를 보면 앞으로의 전망도 밝은 편”이라며 “다만 국내에서는 패키지 게임이 크게 성공한 사례가 최근 없었던 것처럼 한국은 패키지 게임에 관대하지 않다. 차라리 오버워치가 부분유료화 전략을 들고 나왔으면 아마 더 흥행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발표된 PC방 과금 정책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블리자드가 패키지 구매 유무와 관계없이 시간당 207원의 PC방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모든 PC방 이용자에게 오리진 에디션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이 발표된 것이다.

이에 유저들과 PC방 업주들이 입을 모아 중복 과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기존 구매자들은 오리진 에디션 혜택 제공으로 박탈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오리진 에디션은 69000원으로 일반판에 비해 2만원이상 비싼 제품이다. 이에 대해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 업주들의 의견을 취합해 시정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영도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과거 블리자드 코리아가 운영미숙으로 도마위에 올랐었던 만큼 이번 오버워치 만큼은 논란 없는 운영능력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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