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에이슬 효과 노려…열기 식은 시장이 변수
하이트진로가 1년 만에 두 번째 과일소주를 내놓았다. 자몽에이슬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자몽에이슬은 400억원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지난 1년 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다만 지난해보다 열기가 식은 과일소주 시장상황은 변수로 꼽힌다.
하이트진로는 다음 달 7일 신제품 ‘청포도에이슬’을 출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자몽에이슬을 내놓으며 과일소주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지 1년 만이다. 청포도에이슬은 13도의 과일리큐르 제품이다. 출고가는 자몽에이슬과 동일한 962.5원이다.
하이트진로는 과일소주 분야 1위 자몽에이슬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해 선보인 자몽에이슬의 시장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맛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시장 변화를 주시하고 제품을 개발했다”며 “자몽에이슬과 함께 과일리큐르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몽에이슬은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성장세를 뒷받침한 브랜드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몽에이슬의 분기기준 매출은 100억 전후, 칵테일소주시장은 분기기준 200억 수준으로 추정한다”며 “자몽의이슬은 연간 400억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고 밝혔다.
회사 실적에서 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하이트진로는 1분기 매출 4094억원, 영업이익 27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분기보다 5.1% 줄었다. 영업이익은 3.6% 증가했으나 예상치를 밑돌았다. 맥주가 고전했지만 과일소주와 탄산소주 등 저도수 소주가 선전해 실적 하락세를 막았다.
과일소주 시장에 불을 지핀 업체는 롯데주류다. 롯데주류가 지난해 3월 내놓은 순하리 처음처럼은 출시 3개월 만에 1000만 병을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무학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대선주조 ‘시원블루’에 이어 업계 1위 하이트진로도 뛰어들며 분위기가 과열됐다. 치열한 경쟁 끝에 뒤늦게 출시된 자몽에이슬이 전체 과일소주 시장 1위에 올랐다.
다만 과일맛 소주 인기가 시들해졌다. 주류업계 출고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과일소주 출고량은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자몽에이슬은 인기브랜드로 자리매김했지만 시장 자체는 얼어붙고 있는 셈이다.
이에 하이트진로도 출시 시점을 두고 고민해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장에서 새 과일소주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고, 실제 회사에서도 자몽에이슬 출시 전부터 다양한 맛을 시험하고 있었다”며 “다만 시장상황을 신중히 지켜보면서 소비자 호응도가 가장 높은 출시 시점을 고민하다 이번에야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내놓은 탄산주 이슬톡톡의 선전여부에 따라 과일소주 시장상황이 변수가 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저도소주를 찾는 소비자군을 탄산주로 붙잡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톡톡은 알코올 3.0도의 복숭아 맛 탄산주로 젊은 여성층을 겨냥한 제품이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슬톡톡의 연간 매출액을 330억원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