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소득 감소 불구 지출 더 줄어…가구당 월 평균 명목소득은 455만5000원으로 0.8%↑
1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0.2% 감소했다. 가계소득증가율이 물가상승률에 못미친 탓이다. 실질소득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 아래로 떨어진 후 회복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갑닫는 가계…가계도 '불황형 흑자'
실질소득이 줄어든 가계는 지갑을 굳게 닫았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평균소비성향이 전년동기대비 0.3%포인트 감소했다. 실질지출은 0.4% 줄었다.
가계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지만 소득 감소보다 지출 감소가 더 많아서다. 이에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 양상이 가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가 불황에 대비해 지갑을 닫고 돈을 쌓아둔다는 것이다. 불황형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되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보다 커서 경상수지가 흑자인 현상을 말한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 과장은 “가계가 불황때문에 무작정 저축을 늘리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흑자액은 말 그대로 남은 돈”이라며 “흑자액으로 부채를 상환하거나 자산을 구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양극화 심화…상위 20%가 하위20%보다 소득 5배 이상
분기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02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6배포인트 증가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5분위 배율(이하 균등화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소득을 하위 20%(1분위)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
균등화 5분위 배율은 2009년 1분기 5.93배에서 지난해 1분기 4.86배으로 매년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다시 5배 선을 돌파했다. 이에 통계청 관계자는 “가구별 소득 수준은 계절성, 변동성 등으로 소득분위가 매분기 마다 바뀌는 경향이 있어 분기별 5분위 배율을 통해 소득분배를 보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명목소득과 명목지출은 모두 증가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5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했다. 가계소득 세부항목의 경우, 근로소득(0.3%),사업소득(3.3%), 이전소득(0.7%)은 증가, 재산소득(-21.0%)은 감소했다. 경상소득(0.8%), 비경상소득(2.3%)은 모두 늘었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52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5% 증가했다. 소비지출은 266만9000원으로 0.6% 증가했고 비소비지출은 85만2000원으로 0.3% 증가했다. 교통, 음식·숙박, 가정용품 등은 증가, 주거수도광열, 의류·신발, 식료품 등은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가계소득-비소비지출)은 370만4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했다.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103만5000원으로 1.9% 증가했다. 평균소비성향은 72.1%로 0.3%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