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진에 수요 누적돼 하반기에도 열기 이어질 듯
부산의 주택시장이 끝 모를 청약 광풍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비 수도권에서 지난해와 달리 미분양이 속출하는 것과는 정 반대의 모습이다.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결제원 인터넷 주택청약 사이트 아파트 투유에 따르면, 5월 한달 간 부산지역에서 공급된 신규 아파트 단지는 총 네 곳에 달한다. 청약접수 결과 이들 단지 모두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했다. 심지어 평균 100대 1을 훌쩍 넘긴 곳은 2개 단지에 달한다.
청약률이 가장 높은 곳은 GS건설이 짓는 ‘거제센트럴자이’다. 이 단지는 382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 12만5000여 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328대 1을 기록했다. 특히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주택형 84.9㎡ A타입은 666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 단지는 올해 전국서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린 단지로 기록됐다.
거제센트럴자이는 부산 연제구 거제동 307-6번지 일대에 있는 거제1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다. 최고 29층, 10개동, 총 878가구 규모다. 거제동은 부산의 중심 지역으로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법조타운과 부산교육대, 부산종합운동장 등이 근처에 있다. 오는 10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도 개통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명륜’은 1순위 청약접수 결과 355가구 모집에 5만8440여명이 몰려 평균 1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면적 84㎡은 260가구 모집에 5만180여명이 지원해 193대 1을 나타냈다.
이 단지는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륜동 71번지 일원에 들어선다. 최고 30층, 5개동, 전용면적 84∼101㎡, 총 493가구 규모다. 부산 지하철 1호선 명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동래점, 롯데마트, 메가마트 등 쇼핑 시설이 근처에 있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이 분양한 ′괴정 어반 푸르지오′는 13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362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7대 1을 보이며 전평형 1순위 마감됐고, 대상건설이 짓는 ‘개금역 대상 웰리움’ 역시 청약 1순위에서 접수를 끝냈다. 미분양이 난 단지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 간 부산지역의 주택공급이 많지 않았던 만큼 신규주택공급에 목마른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투자수요가 몰렸다기보단 최근 수년 간 부산지역의 공급물량은 많지가 않아 수요가 누적된 게 주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주택보다는 당장 자금부담이 덜한 청약시장으로의 쏠림이 심화된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분양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집단대출에까지 규제를 하지 않는 이상 부산의 이같은 청약 광풍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