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 금리 인상 여부, 브렉시트 등 주목

상승하던 코스피가 하락세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여부 등 대외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코스피 하락세가 진정될 지 주목된다. 코스피는 지난달 연고점인 2023.77을 기록한 이후 이달 22일 2개여월만에 1950선까지 밀렸다. 지난 달까지 지수 상승을 이끌던 외국인이 최근 매도를 늘리고 있다.  줄기차게 매물을 쏟아내던 기관이 조금씩 사기 시작한 게 변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 인상 등 변수가 지수 상승을 제한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는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중국 A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여부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지속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바뀌는 수급 주체···떠나는 외국인 돌아오는 기관

코스피 수급 주체가 바뀌고 있다. 올해 코스피는 외국인 주도 장세였다. 하지만 5월 들어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지수가 하락했다. 반면 이달 중순까지 줄기차게 팔아대던 기관은 최근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방어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수 하락 시기인 올해 첫 거래일부터 지난 2월 12일 코스피 연저점인 1817.97까지 누적 2조553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러다 2월 15일부터 4월 20일 코스피 연고점인 2023.77까지는 누적 4조290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은 누적 3조468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쥐락펴락한 셈이다.

하지만 외인들이 코스피를 떠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9일부터 22일까지 누적 261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이 기간 누적 639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다만 20일, 23일 2거래일 동안 1887억원어치 순매수를 했다.

시장에선 외국인 이탈 속도는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6월까지 부정적일 전망”이라며 “미국과 경제 지표가 엇갈리며 달러 강세 압력이 커졌다. 또 지난 2주간 신흥국에서 글로벌 주식형 펀드 순유출을 기록해 시차를 두고 코스피 외국인 수급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기관은 외국인이 비운 자리에 다시 돌아오고 있다. 코스피가 약 한 달 반 만에 1940선을 기록한 뒤 기관은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23일 기관은 전거래일에 이어 순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기관이 연속으로 순매수 우위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이 외국인 움직임에 동조할 지 아직은 확인 할 수 없지만 대외 변수를 해석하는 외국인과 기관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며 “최근 수급을 바탕으로 보면 기관은 현재 코스피가 단기적인 바닥이라 판단하는 인상이다”고 밝혔다.

◇ 대외 변수 주목해야···미국 금리 인상 여부, 브렉시트 결과 등

전문가들은 수급과 더불어 앞으로 대외 변수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내달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진 가운데 브렉시트 투표,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이벤트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내달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국내 증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에선 6월 미국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정책위원들은 18일(현지 시각) 공개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인 까닭이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해 여러 위원이 시장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너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빨리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는 세계 증시에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을 강화시킬 전망이다. 국내 증시도 부정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와 외국인 투자자의 신흥국 이탈 등으로 이어져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

내달 23일 진행될 브렉시트 투표도 중요한 요소다. 영국 일간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민의 47%는 브렉시트에 반대하고 41%는 찬성하는 것으로 보도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반대 쪽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투표 결과를 확실하게 예단할 수 없기에 브렉시트 이슈는 세계 증시에 당분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이 40%를 점유한 외환시장을 필두로 국제금융시장에는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또 중국 해외 주식예탁증서(ADR)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여부도 주목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함께 세계 양대 주가지수로 꼽힌다.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 규모는 1조6000억∼1조800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한다"며 "지난해 11월과 같은 수준으로 한국 비중이 0.4%포인트 낮아지면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7500억∼84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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