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고용창출력 약화…민간 주도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 필요

벤처기업 수 및 증가율 추이∙벤처기업 경영성과 추이 / 자료=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스타트업(Startup)은 기존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혁신주도형 경제를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는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국내 스타트업은 성장성이 둔화되는 모습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생태계 기반을 확충하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스타트업이란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생 벤처기업을 의미한다. 벤처캐피털이나 엔젤 등 외부자본 투자를 바탕으로 신기술 기반의 고위험∙고수익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 형태가 일반적이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유사한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 정보기술(IT) 대표기업으로 자리잡은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등도 스타트업으로 출발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활동을 나타내는 카우프만 스타트업 활동지수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됐던 스타트업 활동은 2014 -1.06에서 지난해 -0.37로 반등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는 2011 874억달러에서 지난해 2438억달러 규모로 3배 가까이 확대됐고, 투자 건수도 1347건에서 19570건으로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인 CB Insights에 따르면 북미 지역 스타트업 투자가 가장 활발한 가운데 중국과 인도가 스마트업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북미지역 스타트업 투자는 14276000만달러로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의 58.5%를 차지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중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11 5.4%에서 지난해 16.2%, 인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2.5%에서 5.4%로 확대됐다.

 

스타트업 투자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2011 469000만달러에서 지난해 3948000만달러로 늘었고, 인도는 2011 221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318000만달러로 증가했다.

 

글로벌 스타트업은 인터넷, 모바일, 디지털헬스, 인적자원(HR) 테크 등 부문의 투자가 활발하고, 기업 벤처캐피털(CVC)의 스타트업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또한 인수합병(M&A) 및 기업공개(IPO)도 확대되고 있다. 스타트업 M&A 2011 4235건에서 지난해 9365건으로 증가했다. 스타트업 IPO 110건에서 404건으로 연평균 38.4% 늘었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굿닥(헬스IT), 쏘카(카셰어링), 배달의민족(모바일 생활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에서 스타트업이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스타트업의 이런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성장성 및 고용창출력이 둔화된다는 데 있다.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의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 수는 2000 8798개에서 지난해 31260개로 늘었지만 2010년 이후 증가세는 10%대 이하에 머물러 있다. 벤처기업 전체 총 매출액도 2010 177조원에서 2014 215조원으로 커졌지만 같은 기간 증가율은 18.9%에서 11.2%로 떨어졌다.

 

벤처기업 평균 매출액은 2010 722000만원에서 2014 719000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평균 영업이익은 42000억원으로 동일했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5.9%에서 5.8%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벤처기업 당 평균 근로자는 2010 27.3명에서 2014 24.0명으로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정보통신∙방송서비스 부문의 벤처기업 비중은 2010 2.1%에서 2014 6.3% 4.2%포인트 증가했다. ICT서비스 부문의 벤처기업 비중은 2010 13.5%에서 2014 17.3%로 확대됐다. 전체 벤처투자 가운데 ICT서비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비중도 2010 7.4%에서 지난해 19.3% 11.9%포인트 늘었다.

 

자금조달은 정부정책자금 의존도가 높았다. 벤처기업 신규자금 중 정부정책자금은 2014년 기준 46.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벤처캐피털 신규 투자 규모는 2010 1910억원에서 지난해 285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수혜 벤처기업 수는 전체 벤처기업 수 대비 3.3%에 불과했다.

 

벤처기업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지적재산권 보유량은 늘고 있지만 기업이 체감하는 기술 수준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이 보유한 지적재산권은 2010 6.7개에서 2014 7.4개로 증가했다. 반면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비교해 자사 주력 제품(서비스) 기술력 수준이 미흡 또는 열세라고 응답한 벤처기업 비중은 2010 19.7%에서 2014 30.1%로 확대됐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성장 동력 및 창조경제 기반 마련을 위한 스타트업 생태계 기반 확충 및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주도의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 마련과 제도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해외 스타트업 투자 추진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선임연구원은 모바일, 의료∙헬스 부문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하며, 스타트업 M&A, IPO 활성화를 위한 금융시장 선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