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점유율 감소 추세와 대조…전기차보다 싼 가격이 매력 작용

 

한국 자동차 시장이 하이브리드차(HEV)의 갈라파고스(외부와 단절된 고립된 섬)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세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한국 시장은 40% 이상 늘어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가 올해 전세계 전기차 출하량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와 순수 전기차(EV)는 대폭 성장한 반면 하이브리차는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2월 전세계 전기차 출하량 집계 결과 순수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는 대폭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일본의 토요타가 주도하는 하이브리드차 감소세를 보였다. / 자료 = SNE리서치

세계 시장에서 올해 2월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2만616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1만4983대)와 순수 전기차(2만1690대)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8%, 41.3% 늘었다.

단순히 판매 대수만 놓고 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와 순수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에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국산차와 수입차 부문 모두 역대 최대 점유율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된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국내 시장 하이브리드차 지난달 월간 총 판매량은 7454대로 역대 최다였다. 국산차는 6060대, 수입차는 1394대가 팔렸다.

국산차 내수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점유율 지난달 4.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수입차 하이브리드 점유율도 전월보다 3.4%포인트 늘어난 7.8%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학과 교수는 “디젤차 규제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하이브리드차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내연기관 중심이고 모터가 보조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차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나 순수 전기차보다 가격이 싼 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세계적 추세와 같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성장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토요타가 지난 3월 국내 출시한 4세대 프리우스. / 사진 = 한국토요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하이브리드차 인기는 전세계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 온 토요타의 판매량 추이에서 두드러진다.

지난달 토요타는 국내 시장에서 총 784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1% 급증했다. 렉서스 역시 745대를 판매하며 같은 기간 판매량이 30%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4세대 프리우스와 라브4 하이브리드와 같은 신차 출시 효과에 더해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장점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면 유신재 SNE리서치 상무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향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와 순수 전기차 신차 발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토요타가 주도하는 하이브리드는 정체 또는 감소하는 트렌드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