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병실에서 외부와 격리된채 알츠하이머 검사 예정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오후 3시19분경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신 총괄회장은 차에서 내린 직후 휠체어에 올라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 없이 12층 VIP병실으로 이동했다.
신 총괄회장 도착에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12시50분경 부인 조은주씨와 함께 서울대병원에 도착해 입원 수속을 마쳤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영어로 "아버지가 오늘 오실 예정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은 병실에서 외부와 격리된 채 알츠하이머(치매) 검사를 받게 된다. 현재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 집무실에서 간병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이 입원 기간에도 간병을 하게 된다.
면회는 부인과 자녀들에게만 허용된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 면회는 금지된다. 당초 신 총괄회장 측은 서울가정법원 재판부에 '심리적 안정'을 이유로 평소 수행 업무를 맡고 있는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들의 면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정성 등을 이유로 신정숙 씨 측 반대의견을 받아들여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입원기간은 평균적으로 2주로 예상되고 있다. 길어질 경우 최대 4주까지 늘어날 수 있다. 비교적 간단히 정신감정이 가능할 경우 수일 내에 퇴원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이 우선 검사를 해봐야 입원기간이 정해진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입원기간 동안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에서 알츠하이머(치매) 검사를 받게 된다. 검사는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한 뇌 수축 여부 검사와 의료진 면담을 통한 인지능력 검사 등이 진행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정신감정이 끝난 후 검사 결과를 재판부에 제출하게 된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성년후견인 지정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당초 예상보다 입원기간이 한 달 가량 늦어진 만큼 재판부 결정도 앞서 예상됐던 6월초보다 늦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25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기로 했으나 당일 병원에 나타나지 않은 바 있다.
이날 신 총괄회장 입원과 관련해 SDJ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법원 결정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병원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 정신건강 문제는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에서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7월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된 이후부터 신 전 부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 위임을 받아 한국과 일본에서 각종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경영권 향방의 키를 쥐고 있는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공략 과정에서도 이 같은 신 총괄회장 지지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이를 일축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정신감정 결과에 따라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중 한 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신 총괄회장이 롯데홀딩스를 상대로 제기한 해임무효 소송과 관련해 일본 법원은 본격적인 본안 심리를 한국 성년후견인 판결 일정에 따라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