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부스 차린 맥주 양강, 품질 대 맛으로 경쟁

지난 14일 서울 왕십리의 한 대형마트에서 펼쳐진 맥주 양강의 판촉경쟁 모습. / 사진=고재석 기자

 

식품업계에서 1위 브랜드를 잡으려는 추격자 도전이 거세다. 대형마트에서의 판촉전쟁은 유독 눈에 띈다. 맥주업계 1, 2위는 나란히 부스를 차린 채 가격경쟁을 펼쳤다. 비빔면과 교자시장의 후발주자들은 맛과 가격 차별화를 내세워 1위를 위협했다.

지난 주말 서울 왕십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맥주업계 1,2위가 치열한 판촉전쟁을 펼쳤다. 최근 하이트진로가 3세대 하이트맥주를 표방한 ‘올뉴하이트’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경쟁은 보다 거세진 모양새다.

판촉행사를 진행하는 판매자는 엑스트라 콜드 공법을 강조했다. 이 공법은 숙성부터 생산까지 전 공정을 얼음이 얼기 직전 온도로 유지하는 기술이다.

실제 기자가 직접 올뉴하이트를 마셔보니 기존 하이트와 뚜렷하게 달랐다. 냉장보관과 냉동보관 사이의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기존 하이트보다 청량감은 더했지만 목 넘김은 부드러웠다. 하이트진로 측은 부드러운 목 넘김에 최적화된 알코올 4.3%에 맥아와 호프 등 원료함량을 조절해 개발했다고 밝혔었다.

1위를 수성하려는 OB맥주의 움직임도 적극적이었다. OB맥주는 하이트진로 바로 옆에 부스를 차리고 카스후레쉬를 판촉했다. 두 회사 모두 라면과 과자를 사은품으로 곁들였다. 가격경쟁은 치열했다. 카스후레쉬는 6개입 7670원, 하이트캔은 766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12개입 카스후레쉬와 맥스아이스백은 가격이 15320원으로 같았다.

하이트진로가 두 브랜드를 적극 판촉하는 까닭이 있다. 두 브랜드가 회사 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내에서 맥주 매출액은 8000억원이다. 하이트진로 총 매출액의 42% 수준이다. 그 중 5240억원을 하이트 브랜드가 차지한다. 맥스는 1300억원 수준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올해 시장점유율 목표를 40%라고 밝힌 바 있다.

라면 코너에서는 농심의 판촉이 도드라졌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은 비빔면 최강자 팔도를 추격 중이다. 특히 매운맛 중심의 비빔면 시장에서 오리엔탈 소스를 곁들인 건면을 내놔 눈길을 끈다.

소비자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 기자도 직접 시식하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여성 소비자 반응이 유독 좋았다. 기자보다 앞서 시식한 한 여성고객은 기존 비빔면보다 가벼운 느낌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드레싱누들의 열량은 튀긴 면의 비빔라면보다 약 100kcal 낮다.

주말 마트가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식품은 교자였다. 교자업계 부동의 1위는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다. 비비고 왕교자는 만두시장 역사상 월 매출 100억 원을 넘어선 최초 브랜드다. 지난해는 34.2%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경쟁사(19.8%)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CJ 비비고 왕교자와 대림 왕교자의 경쟁.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 / 사진=고재석 기자

시장에 안착했음에도 판촉은 계속됐다. 최근 대형마트에서는 비비고 왕교자 판촉행사를 자주 볼 수 있다. 교자 브랜드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5월에도 비비고 왕교자를 앞세워 맥주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 맥주 안주 마케팅을 진행했었다. 회사 측은 이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여름철(6월~8월) 월 평균 매출이 70억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만두는 겨울 성수기가 지나고 조금씩 매출이 떨어져서 현재는 80억원 선을 유지 중”이라며 “성수기 시즌이 아니다보니 소비매출을 일으켜주는 역할로 판촉을 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CJ제일제당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도전도 거셌다. 대림 왕교자의 판촉이 눈에 띄었다. 특히 파격적인 가격이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교자를 490g 2팩에 7980원에 판매했다. 대림은 455g 2팩을 4980원에 내놨다. 기존 가격 6980원보다 30%나 낮춘 셈이다. 

 

이에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1위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가 가격으로 판촉해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가격과 상관없이 맛을 따지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노리기 때문”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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