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다수 “제약사 R&D 성과 기대 올해 안 힘들 것”

상장 제약사들이 지난 1분기를 순조롭게 출발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 이익 성적은 부진했다. 대형 제약사 다수의 지난 1분기 영업 이익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전문가, 업계 관계자 다수는 오는 2~4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성과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1분기 결산 공시 마감일인16일 집계 기준으로 국내 제약사들은 평균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일부 대형 제약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연구·개발 비용 증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매출액은 크게 늘었다. 유한양행(13.8%), 녹십자(13.5%), 종근당(37.1%), 한미약품(23.9%), LG생명과학(43.2%), 영진약품(23.1%), 코오롱생명과학(15.7%), 셀트리온제약(11.4%) 등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성적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영업이익은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크게 줄었다. 녹십자(-31.9%), 종근당(-32.5%), 일동제약(-29%), 한독(-16.7%), 보령제약(-28.7%), 부광약품(-54.0%) 등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국내 제약사 30사의 지난 1분기 매출 평균은 128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27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지난 1분기 평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15%가량 증가한 82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은 지난 1분기 제약업 영업이익은 부진했지만 오는 2~4분기엔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산 신약의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또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등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확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셀트리온 램시마(성분명: 인플렉시맙)는 제품명 인플렉트라로 올 하반기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보령제약 고혈압치료제 카나브, 일양약품 항궤양제 놀텍, LG생명과학 당뇨치료제 제니글로 등도 국내외로 시장을 넓혀가는 중이다.

한편 올해 제약업 영업이익이 기대를 밑돌거란 분석도 다수 있다.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성과를 기대하긴 아직 이르다는 전망이다.

이찬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6년은) 연구·개발 성과보단 투자에 따른 실적 훼손이 컸다.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기술 수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 연구·개발 성과에 있어 대형 제약사보다 바이오테크 업체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제넥신 등 바이오테크 업체는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중국 등에 대한 중·소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꾸준히 늘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이 대학, 타 기업, 연구소 등 외부 기술, 지식을 연구·개발 과정에 이용하는 전략이다.
한 업계 관계자도 “지난 해부터 국내 제약·바이오업 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연구·개발이 기술 수출이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만큼 혁신적이거나 뛰어난 기업은 거의 없다”며 “제약·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라고 부른다. 이같은 기대에 비해 아직 갈 길은 멀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상장 제약사 30사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 /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시사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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