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소비자 고령화되는 환경변화 대응할 혁신전략 필요
노동자와 소비자가 모두 고령화되는 새로운 환경인 ‘시니어시프트(Senior Shift)’ 시대를 맞고 있다.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경제환경의 엄청난 변화가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자가 주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생산,판매 등에서 기존의 기업 경영 전략과 전혀 다른 새로운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니어시프트란 고령사회로 진입하며 산업의 주요 타깃이 중장년 계층으로 옮겨가는 일종의 경제적 현상이다. 국가 성장동력 기반이 청년층이 아닌 노년층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시니어시프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고령자 관련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고령친화산업은 매년 13%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0년에는 약 78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고령친화산업 시장 규모는 여가산업 시장 9조3000억원, 식품 시장 6조4000억원, 의약품 시장 3조8000억원, 요양 시장 2조9000억원, 고령친화용품 시장 1조7000억원, 주거관련 시장 1조4000억원 등이다.
국내 생산인구(15~64세)는 내년을 정점으로 둔화가 예상되지만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비중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퇴직연령 고령자가 계속 경제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노동시장 내 고령노동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약 59%였던 퇴직연령층(55~64세)의 경제활동참여율은 2014년 66.2%까지 확대됐다.
고령노동자 중 대졸 이상 고학력층도 급증하고 있다. 60세 이상 근로자 가운데 대졸이상은 2009년 약 5만명에 불과했지만 2014년 약 10만명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따라서 기본적 학력과 숙련 기술이 결합된다면 고령노동자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일반적 인식과 달리, 이들의 노동시장 내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할 전망이다.
60대 이후에도 평균소비성향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3년 기준 연령별 평균소비성향을 살펴보면 20대 0.74, 30대 0.71, 40대 0.77, 50대 0.71, 60대 0.70, 70대 0.76 등으로 나타났다. 70대의 경우 가장 소비성향이 높은 40대에 근접해있다.
65세 이상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2010년 약 25%에서 2035년 약 4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 주요 당사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1인 고령자 가구가 증가하는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고령자의 선호에 맞는 식품이나 의약품 등 주요 타깃 시장이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의 2014년 고령친화산업 소비자 수요 조사에 따르면 고령자들은 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 제품이 가장 필요하다고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제품 1순위는 식품(34.8%)이었고, 의약품(24.1%), 의료기기(10.0%), 일상생활보조용품(7.3%) 등이 뒤를 이었다.
선진국들은 고령자 지원에 무게를 두기 보다 고령자를 노동시장에 장기간 머물게 하는 적극적 고령화(Active ageing)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은 근로자 소득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비해 일본은 기업지원, 핀란드는 나이차별 금지 등 기업문화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년 연장 등 고령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한국 고령자 고용지원 사업은 고용연장 지원, 임금피크제 지원 등 고용유지와 전문인력 채용, 고용촉진, 장년취업 인턴,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 신규채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니어시프트 시대에 대한 대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차원에서는 적극적 고령화 정책 추진으로 생산인구 감소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시간 체계 혁신을 통해 고령자에게 적합한 탄력적 노동시간을 구성해야 하며, 고령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은 “기업차원에서는 고령자 중심의 참여형 제품∙서비스에 대한 기획 및 개발, 고객접점센터 등 새로운 유통채널 확보와 시니어시프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