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 우롱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과 시민단체의 영국 런던 레킷벤키저의 연례 주주총회장 항의방문에도 영국 본사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항의단은 레킷벤키저가 유감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피해자를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과 시민단체는 국제적인 불매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인 김덕종씨와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영국 옥시 레킷벤키저 본사 항의방문을 마치고 11일 귀국했다. 이들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옥시 항의 방문 결과에 대해 밝혔다.
지난 4일 출국한 항의 방문단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옥시 레킷벤키저의 연례 주총 행사장 앞에서 한국에서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해 알렸다. 이 자리에서 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인 레카시 카푸어 사장을 만났다.
항의 방문단은 “영국 옥시 측은 주주들에게 유감의 뜻만 전했다”며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항의단은 영국 레킷벤키저와 한국 옥시레킷벤키저와 관계에 대해서도 밝혔다. 최 소장은 “항의단이 옥시 영국본사 책임자를 만나는 자리에 한국 옥시의 이재원 전무가 와 있었다”며 “영국본사는 줄기차게 한국 옥시와의 책임에 선을 그어왔지만 그동안 이 문제가 영국본사의 지시에 의해 진행돼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영국레킷벤키저의 주주총회 자료를 통해 영국 옥시레킷벤키저가 한국 옥시레킷벤키저를 100%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다”며 “지난 수 십년동안 옥시의 한국에서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을 100% 가져가 놓고 영국과 한국 레킷벤키저는 법적으로 다른 회사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사과를 회피한 카푸어 사장은 피해자인 김덕종씨만 따로 만나기를 청했다. 김씨는 “(카푸어)사장이 다른 장소로 가서 할 이야기가 있다며 개인적으로 피해자 부모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대한민국에 찾아와 피해자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주장하자 그는 확답 없이 자리를 떴다고 김씨는 전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옥시 측은 다시 한번 피해자를 우롱하고 욕보였다”며 “(옥시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 국제 시민단체들과 함께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