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부진은 프리미엄 폰 전성기 끝 의미…부품업계 직격탄

애플의 부진은 국내 IT업계에 호재가 아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은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 사진=뉴스1

경쟁사의 쇠락이 항상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라는 것을 애플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애플의 마이너스 성장 소식이 경쟁사인 국내 기업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오히려 위기를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자사 회계년도 2분기(201512272016326) 매출 505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2.8% 감소한 수치로 1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 판매 부진이 원인이다. 같은 기간 아이폰 판매대수는 5120만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줄어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애플의 쇠락이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IT업체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가능하지만, 실상은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부진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몰락을 방증한다. 제품군이 프리미엄 라인 뿐 인 애플의 실적 사이클은 고사양 스마트폰 사이클과 그대로 일치한다. G5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있는 LG전자와 같은 기업에겐 시장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애플이 실적으로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북미 시장 점유율 28.8%로 애플(23%)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갤럭시S7이 아이폰을 눌렀다고 분석하는 것은 무리란 지적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미국시장 1위를 할 수 있던 것은 제품군의 차이라며 프리미엄 라인뿐인 애플에 비해 다양한 중저가 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고사양 스마트폰 시장 침체 영향을 덜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수익성을 따졌을 때 단순히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보다 프리미엄 판매 비중 증가가 더 반가운 소식이다.

 

아이폰 판매 감소는 그동안 아이폰의 흥행으로 재미를 봤던 국내 부품 기업들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아이폰6S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의 핵심 공급처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갤럭시S7 판매 호조로 만회했으나 아이폰의 심장인 AP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부품 부문도 애플 실적 부진의 영향이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보통 반도체 주문 시 한 번에 넘치는 생산량을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부품업체들은 아이폰 납품 전 애플의 요구에 따라 엄청난 물량을 생산해 놓는데 아이폰이 부진하면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애플 부문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역시 애플 실적 부진 소식이 뼈아프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올레드(OLED)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주가가 하락했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는 소형 올레드(OLED) 생산능력을 얼마나 빨리 확보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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